(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김정남이 VX 독극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현지 경찰이 VX의 자국 내 제조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타시밤 수브라마니암 말레이시아 보건장관은 "김정남 시신 부검 결과, 신경 작용제가 매우 심각한 마비를 일으켜 피해자를 짧은 시간 내 사망에 이르게 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 확인됐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사타시밤 장관은 "이는 김정남 시신에서 VX가 발견됐다는 말레이 과학기술혁신부 화학국의 보고서와도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독살 현장인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의료진이나 다른 승객들이 VX에 노출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세팡(Sepang) 경찰서. (사진=박초롱 기자/자료사진)
이에 말레이 경찰도 김정남 암살 사건에 쓰인 VX 독극물의 자국 내 제조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26일 말레이 외신 등에 따르면, 압둘 사마 맛 셀랑고르 지방경찰청장은 전날 기자들을 만나 "VX가 해외에서 밀반입됐는지, 아니면 국내에서 제조됐는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VX 외에 다른 화학물질이나 독극물도 같이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말레이 화학청의 추가 분석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23일 말레이 경찰은 쿠알라룸푸르 시내 한 콘도에서 화학물질 샘플과, 이를 취급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장갑·신발·주사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콘도는 이미 체포된 북한 국적 화학전문가 리정철의 거처와 멀지 않아 VX가 제조된 곳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VX는 현재까지 알려진 독가스 가운데 가장 유독한 신경작용제로 수분 만에 목숨을 빼앗을 수 있다. 특히 호흡기와 눈,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면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 강한 독성을 발휘한다.
한편, 김정남 암살 용의자로 현지 경찰에 체포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성 모두 살인이 아닌 코미디 영상이나 TV쇼를 찍는 것으로 알고 이번 일에 동참했다며 억울함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