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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대통령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재 결정 이틀만인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나 서울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겼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쯤 청와대 관저를 떠나 200m 가량 떨어진 녹지원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한광옥 비서실장 등 참모진들과 악수를 하며 이별을 했다.
이어 승용차에 올라 7시 15분에 4년 2개월 15일간 생활했던 청와대를 나왔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까지 합하면 22년 간의 청와대 생활이 마감되는 순간이었다.
청와대 정문을 빠져나온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은 곧바로 우회전해 청와대앞 분수대 삼거리에서 직진해 신교동 교차로에서 좌회전, 자하문로에 진입해 경복궁역 방향으로 향했다.
자하문로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성난 촛불민심이 청와대로 향하기 위해 행진했던 길이다. 하지만 이날은 경찰이 삼엄한 통제를 실시해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에 돌진하거하 하는 등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경복궁역 4거리에서 촛불민심의 진원지인 광화문 방향으로 향하지 않고 우회전해 사직터널을 통과해 독립문 교차로에서 좌회전, 경찰청과 서울역, 삼각지 등을 거쳐 반포대교를 건넜다.
역대 대통령들이 퇴임할 때는 청와대 주변 주민들이 길 양옆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고 박수를 치며 그동안의 노고와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전직 대통령을 위로하곤 했다. 하지만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사저 귀가길은 쓸쓸하기 그지 없었다. 청와대 주변 주민들도 나오지 않았고 탄핵에 반대 세력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시해된 뒤에도 청와대를 떠났을 때 거의 은둔 생활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가시방석이 아닐 수 없다. 검찰 수사와 재판을 받을 것이 확실시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철창에 갇히는 처지를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