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공항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22)과 가족의 대피를 도왔다는 의문의 단체 '천리마민방위'가 비트코인 후원계좌에 모금된 금액 전액을 21일 새벽 인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천리마빈방위 유튜브
'천리마민방위'는 지난 8일 유튜브 천리마민방위(Cheollima Civil Defense) 채널을 통해 'KHS Video'라는 제목의 40초짜리 김한솔 근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홈페이지(www.cheollimacivildefense.org)에 "지난달 김정남 피살 이후 그 가족에게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왔다"면서 "급히 그들을 만나 안전한 곳으로 직접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직후였다. 영상과 홈페이지 말미에 익명 후원 비트코인 주소(134ytYQnZVAEVV6YZVfx1NBUGc9GY45FBm)와 QR코드를 함께 공개했다.
김한솔 근황이 공개된 이후 9일 천리마민방위 비트코인 계좌에는 100만원이 넘는 금액이 송금됐다. 이후 일주일만인 21일 새벽 6시 20분 총 28차례 송금된 2.7230654비트코인(1BTC=약 149만4천원) 약 407만원가량이 인출됐다.
비트코인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블록체인(blockchain.info)에 따르면 해당 계좌에는 14일까지 총 28차례 후원금이 송금돼 모두 2.7230654비트코인이 모였다. 마지막 후원금은 13일 오전 10시30분 이루어졌고 인출 이후에는 더이상 후원금 송금은 없는 상태다.
김한솔은 당시 천리마민방위가 공개한 영상에서 "나의 이름은 김한솔이고 북한 김씨 가문의 일원이다. 내 아버지는 며칠 전 피살됐다. 현재 어머니와 누이와 함께 있다. 빨리 이 상황이 나아지기를 원한다"며 "긴급한 시기에 한 가족의 인도적 대피를 후원한 네덜란드 정부, 중국 정부, 미국 정부와 한 무명의 정부에게 감사를 표한다. 또한 북조선 체계 안에서 지원을 하는 동료들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천리마민방위는 이번 김한솔 가족 대피에 처음 등장한 단체로 표면적으로는 상당한 조직력을 가진 탈북지원단체로 보이지만 해외 정보기관이 개입되어 있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비트코인 블록체인
한편 후원금 모금에 사용된 비트코인(bitcoin)은 물리적 형태가 없는 가상화폐로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때 정체불명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창안했다.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회사 등 그 어떤 권력의 개입 없이 작동하는 새로운 화폐를 창출하는데 목적이 있다. 완전 익명 거래 방식으로 '지갑'으로 부르는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비트코인은 총 2100만개로 통화량이 정해져 있어 중앙은행처럼 무제한 찍어낼 수 없는 대신 소수점 8자리까지 나누어 통화량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무료 비트코인을 얻기 위해서는 성능이 좋은 컴퓨터를 이용해 어려운 수학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PC 1대로 몇년이 걸린다고 한다. 사용자들이 현재까지 실제 2조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획득했고 아직 1조원에 육박하는 비트코인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에 가까운 수학문제를 원하지 않으면 돈을 주고 비트코인을 사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