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 예산 삭감 논란 당시 외부 인사의 기고문 작성을 주도해 여론 조작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23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2015년 6월 부산영화제 예산 삭감 논란 당시에 영진위에서 초고를 쓰고, 이를 외부 인사가 언론에 기고해 여론 왜곡을 나선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영진위의 한 본부장이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비난 여론을 타개해보자면서 초안을 우리가 써보자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도 의원은 그 증거로 2015년 6월 영진위 내부 직원이 주고 받은 메일을 공개했다.
해당 메일에는 기고문 초안이 담겨 있으며, '김세훈 (영진위) 위원장과 통화했다고 들었다', '위원장님, 국장님, 김병재 전 사무국장님이 수정해서 보내 온 기고문에 일부 내용 삭제 및 수정해서 보내드린다' 등의 영진위가 해당 기고문에 개입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쓰여 있다.
메일에 따르면 이 기고문은 문체부에도 전달됐다. 문체부에 지시대로 원본과 수정본을 보내겠다는 메일이 존재하고, 문체부 직원이 이에 대한 답신으로 문체부가 정리한 기고문을 참조하라고 보낸 것이다.
해당 기고문은 같은 달 16일, 한 일간지에 게재됐다. 이 기고문에는 부산영화제 예산 삭감은 정치 보복일 수 없고, 정당한 심사에 의한 결과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당시 부산영화제는 영진위 심사 평가에서 1위를 하고도 예산이 반토막 났기 때문에, 영화계 내에서는 '다이빙벨' 상영에 따른 보복 조치라는 의혹이 팽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