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본사가, 위험은 알바가"
지난 2016년 12월 14일 경북 경산시 한 편의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봉투값 20원 때문에 취객과 아르바이트생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고, 결국 살인사건으로 이어졌다.
조선족 출신인 취객은 말다툼 후 흉기를 들고 다시 나타나 범행을 저질렀다. 너무나 허무하게 편의점 알바생은 생을 마감했다.
사건 다음 날, 알바노조는 BGF리테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편의점 알바노동자의 실태를 고발하고 본사 차원의 사과와 재발 방지책을 요구했다.
그 당시 본사 측은 "유족측과의 협의는 점주를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중이다. 안전대책 부분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로부터 100일이 지났다. 하지만 본사는 아직까지 유가족에게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본사 측은 "개인 사업자인 가맹점주의 권한과 의무를 본사가 대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가맹점에서 산재처리만 진행했을 뿐 본사 차원의 사과와 보상, 아르바이트생을 보호하는 안전대책은 없었다.
편의점 범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편의점에서 발생한 폭력범죄는 1천543건, 강력범죄는 323건에 달한다.
이처럼 범죄에 노출돼 있는 작업 환경이지만, 편의점 본사는 안전에 대해 그리 신경을 쓰는 눈치는 아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 오빠, 우리 누나, 우리 딸, 우리 조카가 일하고 있는 일터이다. 100일 전 살인사건이 벌어졌던 경산의 편의점에서는 오늘도 여전히 영업중이다. 그동안 달라진 게 하나도 없지만.{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