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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학술

    '당신의 직업이 사라진다'

    기술 빅뱅 시대, 화이트칼라의 생존 전략

    '당신의 직업이 사라진다:기술 빅뱅 시대, 화이트칼라의 생존 전략'은 AT&T 밸 연구소, 패니메이, 월드뱅크 등 세계적인 기업에서 일해온 재미교포 데이비드 서와, 세계 50위 이내의 경영 대가들을 인터뷰해온 거시경영연구소 소장 이선이 공동으로 집필했다. 데이비드 서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미국 사회의 교육 방식이나 철학, 기업 문화를 대입해 한국 내 상황을 분석한다. 여기에 이선이 취재 내용을 토대로 유발 하라리, 피터 틸을 비롯한 세계적인 학자와 경영 대가 들로부터 얻은 많은 정보를 정리해 넣었다. 이 책은 한국의 화이트칼라에게 경종을 올리고, 한국형 대안을 다각도로 조명한 책이다.

    이 책은 도입부에서 문명의 차이가 낳은 비극을 다룬다. 유럽 원정대의 등장으로 원주민들이 몰살당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기술에 대한 인식의 차이는 생존력과 비례한다고 강조한다. 유럽 원정대의 후예는 오늘날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업무를 위해 인공지능을 비롯해 각종 군사 무기를 창조했다. 원주민에게 위협이 됐던 것이 유럽 원정대가 가져온 총, 균, 쇠라면 21세기 화이트칼라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유럽 원정대의 후예가 창조한 드론, 인공지능, 자동화, 지구 온난화 등이다. 강대국은 먼저 변화를 모색한 뒤 후발 주자를 위한 사다리를 치워버릴 것이다.

    기술이 가져오는 부작용을 점검할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가 바로 오늘날 로봇 기술이 주는 위협의 본질이다. 그런데 우리는 국가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 한번 조직 문화에 순응해 조직으로부터 월급을 받고, 그 안에서 작은 권한을 갖게 되고, ‘대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을 느끼면 그곳에서 탈출하기가 힘들다. 산업화 시대와 정보화 시대가 끝나고 창조경제 시대가 시작됐다. 이 책은 무엇이 수 세기 동안 지속 가능할 것 같았던 관료주의를 소멸시키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겪을 끔직한 미래를 제시하고, 생존을 위해 필요한 사유거리를 모색한다.

    데이비드 서는 미국과 한국의 교육 환경을 비교하며, 일방적으로 암기만을 강조하는 한국식 교육 방식을 비판한다. 그는 답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질문하는 것이 생존력이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아무도 질문을 던지고 있지 않다. 지금은 쏟아지는 정보들 중에서 자신에게 꼭 필요한 내용을 찾아낼 줄 아는 비판적 · 전략적 사고 능력이 중요한 시기다. 현명한 사람은 격변의 성격을 이해하고 조기 대응에 필요한 질문을 던져 새로운 기회를 얻는다. 성공의 시작은 읽고, 사유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책 속으로

    레이 커즈와일은 많은 사람이 직관적으로 현재의 발전 속도가 미래에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지적한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직관에 이끌려 미래의 변화 속도를 최근의 속도 정도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의 지적대로 우리가 미래를 상상할 때 현재의 변화 속도를 보면서 이를 추정하는 것이 격변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가장 큰 장애물임을 알 수 있다. 이제 과거 문명의 진화 속도 차이가 빚은 살상의 역사를 좀 더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다.
    ― 27쪽, 1장「드론: 기술력 차이가 몰고 온 살상의 역사」에서

    아무리 훌륭한 정권이 들어서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바로 기계와 인간의 공존 문제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국정 운영이 걱정스러운 것은 이미 닥친 자동화 물결에 대한 대비 의식이 부재하고 교육 문제에 관해 국가가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눈앞의 이익만 좇을 뿐 비전도 없고 기술을 하대하는 정치인에게 힘을 실어주다 보면 상당수 국민은 지금보다 더 가난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114쪽, 2장「인공지능: 기술 변화에 대해 의문을 품지 못할 때 일어날 일들」에서

    2014년 1월 [포브스]는 세계에서 최상위 85명의 부자가 가진 재산이 하위 35억 명의 것과 같다고 밝혔다. 당신이 그러한 85명 중 하나라면, 자연이 파괴되는 속도가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속도보다 빠를 경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환경을 파괴하는 대다수 인간의 소비 행위를 내버려둘 것인가? 이를 예측해보면 우리가 AI보다 온난화와 자원 고갈을 먼저 걱정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
    ― 149쪽, 3장「환경 파괴: 대량 생산의 종말」에서

     

    로봇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기업과 근로자는 결국 경쟁사의 로봇이 하지 못할 일들을 창조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간 고유의 강점을 강화해야 한다. 다니엘 핑크는 인간의 본성 중 자율성이라는 능력이야말로 내재적 동기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자율성이 로봇의 영역, 저임금 근로자의 영역을 뛰어넘는 인재의 탄생, 창의적 성과, 업무 태도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 219~220쪽, 4장「자본충성주의: 멸사봉공의 한계, 넷세대의 등장」에서

    유연한 사고방식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게 해주면서 스스로 진화하게 한다. 창의적인 발상도 유연한 사고방식에서 나온다. 기존의 방식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거나,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유연한 사고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결국 미래의 혹한기를 이겨낼 수 있는 무기는 갈고닦은 나의 능력이다.
    ― 283쪽, 5장「대안」에서

    남이야 어찌 되든 말든 나 혼자 살아남겠다는 이기심은 결국 모두를 파멸의 길로 이끌 것이다. 또 혼자서 하기에는 너무 힘든 과정이니 함께 힘을 모아 통과해야 한다. 필자가 팀 프로젝트를 강조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함께 희망과 노력의 결과를 연대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 살아남는 길을 모색하는 것은 결국 나도 살고 다른 사람도 살리는 길이다.
    ― 291쪽,「에필로그 2」에서

    데이비드 서 , 이선 지음 | 세종서적 | 304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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