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원 대항항공 감독은 V-리그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1승만을 남긴 선수들이 코트에서 마음을 비우고 과감하게 경기해야 한다는 분명한 주문을 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김학민(6득점)과 신영수(5득점), 정지석, 곽승석(이상 4득점).
이 모두를 더해도 문성민의 활약에 미치지 못한다. 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정규리그 1, 2위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NH농협 2016~2017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4차전의 승패는 여기서 갈렸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2차전에 이어 다시 한번 승리하며 챔피언결정전을 마지막 5차전까지 이끌었다. 마지막 5차전은 적지에서 열리지만 이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자신감’을 얻었다. 반대로 대한항공은 ‘부담’이 더 커졌다.
2005년 V-리그가 출범한 이후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긴 대한항공은 이날 경기에서 유독 몸이 무거웠다. 대한항공의 ‘에이스’ 김학민은 2세트까지 41.66%의 저조한 공격성공률로 6득점에 그친 뒤 3세트에는 아예 코트에 나서지도 못했다. 대한항공의 팀 공격 성공률은 45.65%로 현대캐피탈(53.76%)에 크게 뒤졌다.
경기 후 박기원 감독은 “경기가 내 맘 같지 않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선수들이 마음을 더 비웠어야 했다. 그리고 조금 더 과감하게 해야 했다. 그랬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평소 박기원 감독은 “대한항공이 2%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에서 그 부족한 2%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대한항공이 ‘안 되는 날’이었던 것과 반대로 현대캐피탈은 오늘이 바로 ‘되는 날’이었다. 문성민이 양 팀 최다 27득점으로 펄펄 날았고, 박주형(13득점)과 대니(10득점)가 확실하게 보조를 맞췄다.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 2승2패를 나눠 가진 두 팀의 희비는 마지막 5세트에서 나뉜다. 박기원 감독은 “두 팀 모두 부담이 최고조까지 올라갔다. 우리가 얼마나 견디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해서 이기면 더 재미있지 않냐”며 조심스럽게 대한항공의 분명한 우승 각오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