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시한폭탄' 삼성 마이클 크레익(왼쪽)과 전자랜드 제임스 켈리가 6일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슛을 시도하고 있다.(인천=KBL)
'2016-2017 KCC 프로농구' 서울 삼성-인천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PO) 4차전이 열린 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 두 팀은 똑같이 시한폭탄을 안고 경기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삼성 마이클 크레익(26 · 188cm)과 전자랜드 제임스 켈리(24 · 197cm)였다. 둘은 모두 빼어난 운동 능력을 자랑하지만 때로는 무리한 플레이로 선수단이 골머리를 썩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크레익은 6강 PO에서 평균 실책이 3.3개로 양 팀 선수 중 가장 많았다. 2, 3차전에서 삼성이 경기를 내준 이유였다. 켈리는 평균 20점 이상을 넣어주고 있지만 1차전 수비에서 허점을 보였고, 동료들이 합의하지 않은 공격을 일삼아 골치였다.
두 팀 사령탑은 그러나 둘을 뺄 수 없었다.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인인 데다 위험 부담에도 충분한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경기 전 이상민 삼성 감독은 "상황에 따라 빼겠지만 일단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어차피 지금 와서 고쳐질 부분이 아니다"면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연 둘은 양날의 검이었다. 팀의 상승세를 이끌면서도 결정적인 순간 실수들이 나오며 팀의 애간장을 태웠다.
'안 돼' 삼성 크레익이 6일 전자랜드와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쿼터 막판 김지완에게 무리한 속공 파울을 범하고 있다.(인천=KBL)
기선을 제압한 것은 삼성이었다. 삼성은 1쿼터 임동섭과 김준일이 14점을 합작하며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6점을 넣어 23-19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2쿼터 크레익이 투입되면서 삼성은 리드를 더 벌릴 기회를 잃었다. 크레익은 2쿼터 6점을 넣었지만 야투율이 33%로 효율이 떨어졌고, 쿼터 막판 3 대 1 속공 상황에서 무리하게 덩크를 꽂다 실패해 공격권을 내줬다. 이후 김지완에게 속공 파울까지 범해 분위기를 완전히 가라앉혔다. 삼성은 두 자릿수 점수 차로 전반을 마칠 수 있었지만 5점 차에 그쳤다.
3쿼터에도 초반 크레익은 공격자 파울로 흐름을 끊었다. 이후 무리한 골밑 공격이 실패했고 상대 켈리를 놓쳐 투핸드 동점 덩크를 허용, 완전히 흐름을 내줬다. 다행히 삼성은 골밑에서 라틀리프가 분전하면서 3쿼터를 61-60으로 앞선 채 마쳤다.
켈리도 문제였다. 켈리는 3쿼터 화려한 덩크와 3점포로 분위기를 돋웠지만 무리한 공격으로 찬물을 끼얹었다. 무리한 3점슛은 에어볼이 나오기도 했다. 전자랜드는 3쿼터 완전히 흐름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켈리의 찬물로 1점 차까지 추격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결국 삼성은 뇌관이 제거된 4쿼터 경기가 오히려 잘 풀렸다. 견실한 라틀리프가 빅터, 켈리 등이 버틴 전자랜드의 골밑을 제압하면서 삼성은 80-77 승리를 거뒀다. 라틀리프는 2점 차로 쫓긴 종료 52초 전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를 잡고 파울 자유투를 성공시키는 등 양 팀 최다 40점 16리바운드로 경기를 지배했다.
켈리는 4쿼터에도 다소 무리한 공격이 나왔다. 5점 차로 뒤진 종료 1분14초 전 3점 플레이를 펼치긴 했지만 3점 차로 뒤진 종료 직전 마지막 3점슛이 빗나갔다. 팀 최다 18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3점슛 7개 중 1개만 들어갔고, 양 팀 최다 5실책을 범했다. 크레익은 3쿼터까지 6점 7리바운드 2실책에 야투율은 25%에 머물렀다. 3차전까지 평균 13.7점에 못 미쳤지만 오히려 삼성에 도움이 됐다.
2승2패 시리즈 전적 균형을 맞춘 두 팀은 하루를 쉰 뒤 8일 삼성의 홈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5차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2위 고양 오리온이 선착한 4강 PO 진출 티켓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