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왼쪽부터), 최준석, 이우민은 15일 삼성과 시즌 2차전에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부산=롯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부터 '응답하라 1982' 행사를 진행 중이다. KBO 리그가 출범한 1982년부터 유이하게 모그룹과 팀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두 팀이 펼치는 행사다.
정규리그 맞대결 중 '클래식 데이'를 지정해 원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펼친다. 전광판에는 그 당시 두 기업 제품에 대한 추억의 CF가 나와 향수를 자극하고, 두 팀 치어리더들이 댄스 대결을 펼치며 흥을 돋운다.
두 팀이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맞붙은 '2017 타아어뱅크 KBO 리그'에서는 공교롭게도 1982년 KBO 리그 출범둥이들이 힘을 냈다. 롯데를 이끄는 35살 동갑내기 3인방이다.
'돌아온 빅 보이' 이대호와 최준석, 이우민이다. 이대호와 이우민은 부산 수영초등학교 동창이고, 빠른 1983년생인 최준석과 함께 2001년 롯데 입단 동기다. 이대호가 2011시즌 이후 해외 생활을 마감하고 롯데로 복귀한 올 시즌 의기투합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
'나도 친다' 이우민이 15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7회 쐐기 3루타를 날리고 있다.(부산=롯데)
'응답하라 1982' 이벤트 대로 이들은 2만여 홈 팬들의 응원에 응답했다.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포문은 4번 타자 이대호가 열었다. 0-1로 뒤진 1회 1사 1, 2루에서 이대호는 삼성 선발 최충연을 좌선상 2루타로 두들겼다. 2루 주자 김문호를 불러들인 동점타였다.
중견수 이우민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1-1로 맞선 3회 2사 1루에서 슈퍼 캐치로 팀 분위기를 올렸다. 수비 시프트로 좌중간 쪽에 있던 이우민은 이원석의 우중간 타구를 전력질주한 뒤 몸을 날려 잡아냈다. 2사였기에 이우민의 다이빙 캐치가 아니었다면 추가점을 허용할 뻔했다.
그러자 최준석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3회말 앤디 번즈의 안타, 이대호의 몸에 맞는 공 등으로 만든 1사 만루. 최준석은 최충연과 풀카운트 접전 끝에 유격수 키를 넘는 2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나는 왜 빼나' 롯데 최준석이 15일 삼성과 홈 경기에서 1-1로 맞선 3회 1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리고 있다.(부산=롯데)
82년생 고참들은 경기 후반에도 힘을 냈다. 4-3으로 롯데가 불안하게 앞선 7회 쐐기점을 합작했다. 선두 타자로 나선 이대호가 상대 수비 시프트에도 '2루수 외야 안타'로 출루해 기회를 만들었다.
최준석이 삼진, 강민호가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이우민이 있었다. 이우민은 상대 바뀐 투수 이승현으로부터 우중간을 꿰뚫는 통렬한 3루타를 날렸다. 130kg 안팎의 거구 이대호는 친구의 장타에 있는 힘을 다해 1루에서 홈까지 쇄도해 쐐기점을 올렸다.
이대호는 삼성이 이승엽의 시즌 2호 1점 홈런으로 따라붙은 8회 다시 힘을 냈다. 1사 1, 3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승리를 굳히는 타점을 올렸다.
결국 롯데는 이들의 활약 속에 6-4 승리를 거뒀다. '클래식 데이'를 환하게 빛낸 1982년 출범둥이들의 의기투합이었다. 롯데의 달라진 2017년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이날 비록 불안했지만 세이브를 올린 마무리 손승락 역시 공교롭게도 1982년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