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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자는 진짜”…진위논란 재점화하나

문화재/정책

    “증도가자는 진짜”…진위논란 재점화하나

    소장자·연구진, 문화재청 보물지정 신청부결 반박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고려금속활자 ‘증도가자’에 대한 진위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최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이 '증도가자'를 보물로 지정하지 않은 데 대해, 소장자와 조사 연구진들이 17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문화재청의 결정을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증도가자는 고려 시대인 1232년 이전 개성에서 간행된 고려 불교 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제758호, 증도가)를 인쇄하는 데 사용됐다는 주장이 제기된 금속활자이다.

    증도가자가 보물로 지정되면 1377년 간행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제요절'보다 최소 138년은 앞서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가 되기에, 학계와 국민의 비상한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3일 문화재청은 '증도가자'의 서체 비교, 주조와 조판(組版, 판에 활자를 맞춰서 짜넣는 작업) 검증 결과 증도가를 인쇄한 활자로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또 출처와 소장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증도가자 실물.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이날 반박 기자회견에는 문화재 신청자인 김종춘 다보성미술관 대표(한국고미술협회 회장)와 서지학자인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등이 참여해, 증도가자 실물과 함께 반박 자료를 공개했다.

    김 대표는 “2011년 증도가자 지정 신청을 받은 이후 금번 부결을 발표하기까지 그 지정심의 절차를 적절하게 거치지 않았다는 근본적인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4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활자조사 용역을 시행해 32명 연구원이 1년 여간 연구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고, 2015년 일부 세력이 또다시 의문을 제기해 12명의 조사단을 재구성한 결과 역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문화재청이 이제 와서 조사결과와 배치되는 결정을 내리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증도가자를 보물로 지정하면 문화재청장을 법정에 세우겠다고 협박한 세력이 있다”며, 문화재청장에게 “협박한 세력이 누구인지 밝히고, 이번 기회에 '문화재 마피아'와 같은 조직들을 철저히 가려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증도가자 실물.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2010년 증도가자의 실체를 처음 밝힌 남권희 교수는 문화재청 지정조사단이 밝힌 주조 방법, 서체 비교, 조판, 입수 경위 등 크게 4가지 문제점에 대해 일일이 반박했다.

    특히 남 교수는 "조선시대 금속활자의 번각본(금속활자로 찍은 책을 목판 위에 놓고 똑같이 다시 새긴 것)이 대단히 많고 시대차가 500년 정도로 큰 데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의도적으로 정교도가 높은 활자로 비교해 상대적으로 유사도를 낮게 보이도록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활자 윤곽선 분포기반의 수학적 계산 방법에 대해서는 "증도가자 번각본(1239년)은 11명의 다른 각수가 나눠 새긴 것이기 때문에 획의 위치, 각도, 굵기 등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문화재청의 결과는 번각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문화재청이 ‘밀랍 주조 방식’으로 판단한 것에 대해서는 “활자 옆면의 분할선을 봐도 주물사(모래틀) 주조 방식임을 알 수 있다. 이는 다른 많은 전문가가 동의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김 대표와 학계 전문가들은 "문화재청이 문화재 심의 과정에서 적절한 행정절차를 거쳤는지 법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 재심 요청은 좀 더 상의해서 추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증도가자 실물.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증도가자 논란 초창기 한 시사방송에 출연해 증도가자를 '가짜'라고 주장했던 고미술상 정찬경 씨의 '양심선언'도 이어졌다.

    정 씨는 "시사방송에 출연해 증도가자가 가짜라고 한 것은 '음해세력'이 시켜서였다"고 폭로하며 "증도가자가 문화재 지정이 되지 않고 농단을 당한 것이 제 책임 같다는 죄책감이 들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증도가 활자를 김 대표보다도 먼저 접했다"며 "증도가자는 틀림없는 진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명예훼손 등의 이유를 들어 '음해세력'이 누구인지는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이 자필로 작성한 양심고백 진술서를 곧 언론 등에 공개하겠다고 전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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