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뿜는 비룡 군단 막강 타선' 최근 7연승 등 올해 SK의 상승세를 이끄는 최정(왼쪽부터), 김동엽, 한동민 등 거포 3인방.(자료사진=SK)
롯데 거포 이대호(35)는 지난 2010년 한국 프로야구를 접수했다. 도루를 뺀 타격 전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며 전인미답의 7관왕을 이뤘다.
해외 생활을 접고 6년 만에 복귀한 이대호는 '어게인(Again) 2010'을 외칠 만큼 가공할 만한 페이스다.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개막 3주 차까지 이대호는 타격 6개 부문 1위를 달렸다.
17일까지 이대호는 타율(4할6푼), 홈런(5개), 안타(23개), 득점(14개), 장타율(8할), 출루율(5할5푼7리) 1위를 달렸다. 타점만 12개로 LG 루이스 히메네스(17개), 닉 에반스(14개)에 뒤진 3위였다.
이 정도면 2010년의 재림이라 할 만하다. 당시 이대호는 타율(3할6푼4리), 안타(174개), 홈런(44개), 타점(133개), 득점(99개), 장타율(6할6푼7리), 출루율(4할4푼4리) 등 사상 최초로 타격 7관왕을 이뤘다. 한국은 물론 세계 최장인 9경기 연속 홈런의 괴력을 뽐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호 독식'에 서서히 제동이 걸리고 있다. SK 거포 3인방이 '이대호 천하'를 막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형님 좋으시겠어요' SK 최정(오른쪽)이 지난 8일 NC와 홈 경기에서 7회 3번째 홈런을 때린 뒤 김동엽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자료사진=SK)
이번 주 2경기를 치른 가운데 올 시즌 타격 순위에 지각 변동이 일었다. 이대호의 1위 부문은 절반으로 줄었다. 여전히 유일한 4할대(4할8푼2리)인 타율과 5할대(5할7푼4리)인 출루율은 '넘사벽'이고 안타(27개)도 1위지만 나머지 부문은 다른 선수들에게 양보했다.
SK 3인방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홈런왕 최정(30)이 6개로 이대호를 제치고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고, 타점은 이대호에 앞서 미국 무대를 밟았던 김동엽(27)이 17개로 히메네스를 따라잡았다. 장타율도 한동민(28)이 7할9푼1리로 이대호(7할8푼6리)에 앞섰다.
거포의 상징인 홈런, 타점, 장타율을 SK 선수들이 리드하고 있다. 3인방의 활약에 SK는 팀 홈런(26개)과 장타율(4할6푼6리) 1위를 달린다. 득점권 타율(3할3리)도 2위다. 개막 6연패를 당했던 SK는 활화산 같은 타격으로 최근 7연승을 달리고 있다. 순위도 공동 3위(9승7패)까지 상승했다.
3인방의 활약이 쏠쏠하다. 최정은 타율(2할7푼8리)은 다소 낮지만 홈런 1위에 타점 4위(14개)로 클러치 능력을 뽐낸다. 한동민은 타율 2위(3할9푼5리)에 홈런 5위(4개), 타점 10위(11개)로 정확성까지 갖췄다. 2009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했다가 지난해 SK에 입단한 김동엽은 타점 1위에 홈런도 공동 2위(5개)로 새 해결사로 떠올랐다.
SK 한동민이 지난 8일 NC와 홈 경기에서 7회 1점 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모습.(자료사진=SK)
SK는 외국인 타자 대니 워스가 어깨 통증으로 개점 휴업 상태다. 그런데도 전혀 공백이 느껴지지 않고 있다. 20대 후반, 30대 초반 전성기에 접어든 SK 3인방이 중심 타선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까닭이다.
이들의 활약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최정이야 검증을 받은 거포지만 한동민과 김동엽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김동엽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 57경기만을 치렀고, 지난해 상무 제대한 한동민도 2013년 99경기가 최다 출장이다. 풀타임 주전은 올해가 처음이다.
하지만 이들이 최정과 함께 내는 시너지는 SK 타선에 엄청난 파괴력을 주고 있다. 과연 SK 거포 3인방이 시즌 뒤 타격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또 비룡 군단의 고공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