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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소 유발자' 정현, 실력에 입담까지 '일취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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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소 유발자' 정현, 실력에 입담까지 '일취월장'

    '실력에 입담까지' 한국 테니스 희망 정현이 8일 ATP 휠라 서울오픈 챌린저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답하고 있다.(사진=대한테니스협회)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1 · 삼성증권 후원)이 높아진 실력과 랭킹에 걸맞게 화려한 입담까지 뽐냈다. 한국 테니스가 낳은 최고 스타 이형택(41)을 뛰어넘는 대선수가 될 의지도 드러냈다.

    정현은 8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휠라 서울오픈 국제 챌린저대회'(총상금 10만 달러) 기자회견에서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과 세계 톱 랭커와 대결한 소회를 밝혔다. ATP 투어 대회에 매진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는 나서지 않지만 간판 스타다운 인터뷰 솜씨를 보였다.

    먼저 정현은 당초 서울오픈에 나서기로 했으나 불가피하게 불참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정현은 "냉정하게 몸 상태 확인하려 했다"면서 "다음 주 투어에 나가야 해서 챌린저보다 투어 본선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된다고 냉정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현은 독일 뮌헨에서 열린 BMW오픈(총상금 48만2060 유로) 4강전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했다. 정현은 "코트에 들어가기에 심하게 지치진 않았지만 오늘 아침 귀국해 내일 당장 경기를 뛰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팔꿈치도 통증이 있는데 부상이 나오기 전에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홈 코트에서는 지난해도 못 뛰어서 좋은 모습 보이고 싶었는데 아쉽긴 하지만 내년에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드리려고 한다"고 팬들에 대한 예의도 잊지 않았다.

    최근 정현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BMW 오픈에서는 세계 랭킹 16위 가엘 몽피스(프랑스)를 완파하는 등 생애 처음으로 투어 4강에 올랐다. 이는 이형택 이후 10년 만이다. 앞선 바르셀로나 오픈에서도 정현은 세계 31위, 21위 선수를 제압해 팬들을 흥분시켰다. 비록 졌지만 '클레이 코트의 황제' 라파엘 나달(5위 · 스페인)과 접전을 펼쳐 "최고의 선수가 될 자질이 있다"는 칭찬을 받았다.

    이런 활약으로 정현은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도 껑충 뛰었다. 지난주 78위에서 12계단 오른 66위다. 60위권 진입은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정현의 최고 랭킹은 2015년 10월의 51위였다.

    코치가 바뀌면서 적잖은 변화가 생겼다. 정현은 "새 코치(스카이 김)는 테니스에 대해 섬세한 분이고 미세한 조정이지만 많은 발전을 이뤘다"면서 "이전 윤용일 코치님과 오랫동안 해온 게 지금 빛을 발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코트에서 내 리듬 없었다면 지금은 나만의 리듬이 생겼다. 경쾌해지니까 재미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자신감도 넘친다. 정현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투어 첫 4강도 올랐고, 톱 선수들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우승이 사정권에 들어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운 등 모든 게 따라준다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 테니스의 미래' 이덕희(왼쪽부터), 정현, 권순우가 8일 ATP 휠라 서울오픈 챌린저 기자회견에서 선전을 다짐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대회 정현은 출전하지 않는다.(사진=대한테니스협회)

     

    이어 "항상 이형택 원장님과 비교되는데 언젠가는 '제 2의 이형택'에서 벗어나 '제 1의 정현'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는 28일 개막하는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에 대해서도 "아직 그랜드슬램은 1회전밖에 이긴 경험 없다"면서 "이번에는 2번 ··이겨보는 게 첫 번째 목표고 그렇게 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목표를 수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정현은 말솜씨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이 대회를 앞두고 했던 인터뷰만 해도 어딘지 모르게 어눌하고 정석에 가까운 답변이었다면 올해는 재치있게 유머가 넘쳤다.

    이날 정현은 현지 인터뷰 때 영어 실력이 늘었다는 취재진의 말에 "궁금할 때마다 코치님에게 물어봤다"서도 "인터뷰용 공부를 많이 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외국에서도 한국과 질문이 비슷하더라"면서 "그래서 상대 선수의 이름을 바꾸고 돌려막기를 했다"며 취재진의 폭소를 자아냈다.

    높아진 위상에 대한 자부심도 섞였다. 정현은 "투어 때 다른 선수들과도 영어로 얘기하느냐"는 질문에 "사실 지난 2주 동안 나를 보는 다른 선수들의 눈빛이 깔아보는 것 같았는데 (성적이 나니까) 그제서야 눈높이를 맞춰주는 것 같더라"면서 "그래서 마음 편히 인삿말 정도 나눴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기자회견 말미에도 정현의 유머 감각은 넘쳤다. "키가 정확히 몇 cm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정현은 "프로필에는 185cm로 돼 있는데 원래는 187cm"라면서 "(상대 선수들이) 나를 얕보라고, 방심 좀 하라고 프로필 키를 안 바꾼다"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첫 투어 우승 세리머니에 대한 궁금증도 키웠다. 정현은 "원래 이번(BMW 오픈)에 멋있게 하려고 했는데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됐다"면서 "생각해놓은 게 있으니 그날을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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