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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전시

    베니스 비엔날레 코디 최, "내 똥 싸자"

    • 2017-05-10 23:30

    이완 작가 "세계 노동자의 시계는 668개가 각자 다르다"

    코디 최가 자신의 작품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초청 작가 코디 최의 출품작들은 한마디로 "내 똥 싸자"로 요약된다. 이민자인 최씨는 자신이 미국생활을 하면서 미국 사회에서 배제된 이민자로서의 정체성을 찾는 과정을 작품들에 담았다.

    코디 최의 작품 '생각하는 사람'은 로댕의 조각 작품 '생각하는 사람'과 같은 모양의 형상이 등장한다. 그 형상 아래는 옆구리에 좌변기 형태의 구멍이 뚫린 사각 나무 받침대가 놓여져 있다. 이 작품의 '생각하는 사람' 형상은 두루마리 화장지들과 분홍색 소화제 3만병을 버무려 만든 것이다. 작가가 이민 갔을 때 차별과 배제로 인해 정체성 혼란을 겪으면서 소화불량을 심하게 겪었다고 한다. 결국 먹은 것들이 소화가 되지 않은 채 똥이 되어 배설되었다. 이것은 몸에서 겪은 현상이지만, 이 작품은 문화적 식민성으로 인해 작가 자신이 겪은 정체성 혼란을 은유한다. 이성이 지배하는 서양 철학, 사상, 문화가 과연 절대적으로 우월한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소화되지 않은 것을 먹고 남의 똥을 싸느니, 주체적 정신과 사고로 내 똥을 싸자"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이완 작가(왼쪽)가 시계로 주제를 표현한 <고유시>와 조각 <더 맑은="" 내일을="" 위하여=""> 앞에서 이대형 예술감독과 함께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또 다른 초청 작가 이 완의 작품 '고유시'는 시계들이 방 안 가득히 걸려 있다. 이 작품은 전세계 노동자 12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통해 긎 우 668명을 상지하는 668개의 시계로 구성된 작품이다. 이들 시계는 아주 느리게- 느리게 - 보통- 빠르게 - 아주 빠르게 각기 다른 속도로 돌아간다. 이들 초침 속도는 한 끼 식사 비용을 버는 데 노동을 해야하는 시간을 의미한다. 각가 다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부정확할 것 같지만 오히려 정확하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이는 자본주의 현장에서의 개인이 맞딱뜨리고 있는 현실, 나아가 불균형한 세상을 짚어내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외부의 설치된 코디 최(맨 왼쪽) 작가의 네온 작품 <베네치아 랩소디=""> 앞에서 이완 작가(맨 오른쪽), 이대형 예술감독(가운데)이 환하게 웃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외관에 설치된 코디 최 작가의 네온 작품 <베네치아 랩소디="">는 미술제가 카지노 자본주의 최첨단에 서 있는 역설적 현상을 비판한다. 베니스 미술제가 예술의 본질, 예술의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작품이 떠서 높은 가격을 받을까 고민하는 이중성이 혼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라스베거스가 도박과 관광으로 허황된 꿈을 쫓고 있지만, 베니스 비엔날레 역시 미술제, 건축제, 영화제를 통해 카지노 자본주의를 추고하고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중에도 바로 옆에서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이 750억원을 호가하는 소식이 화제가 되는 것이 바로 이를 반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로서 예술의 본질 추구냐, 돈을 벌어야 하느냐. 이것은 코디 최의 고민이자, 현재 미술이 처해 있는 근본적인 문제 거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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