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그 송승준' 롯데 송승준이 17일 kt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매서운 눈빛으로 투구를 하고 있다.(부산=롯데)
롯데 베테랑 우완 송승준(37)의 부활투가 놀랍다. 4월 말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5월 최고의 투수로 거듭났다.
송승준은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와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동안 삼진 5개를 뽑아내며 3피안타 2볼넷 2실점(1자책) 호투를 펼쳤다. 팀의 9-4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4연승의 상승세다. 송승준은 지난달 25일 한화전 5⅔이닝 1실점 이후 4경기 연속 승리를 따냈다. 특히 5월에만 3연승이다. 2일 kt전 8이닝 11탈삼진 무실점, 완봉에 가까운 역투를 펼치더니 10일 한화전 5⅔이닝 1실점에 이어 17일 kt전까지 릴레이 호투했다.
사실 송승준은 올 시즌을 불펜으로 출발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10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ERA) 8.71로 부진했던 데다 시즌 뒤 팔꿈치 수술까지 받았다. 2015시즌 뒤 4년 40억 원에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터뜨린 뒤라 팬들의 비난도 컸다.
불펜으로도 좋지 않았다. 첫 7경기에서 4번이나 자책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13일 SK전에서는 2⅔이닝 동안 4실점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93승(73패)의 경력이 무색했다.
'오늘만 같아라' 롯데 송승준(오른쪽부터)이 17일 kt와 홈 경기에서 승리를 이끈 뒤 수훈 선수로 뽑혀 이윤원 단장, 앤디 번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부산=롯데)
하지만 송승준은 선발 체질이었다. 후배 김원중을 대신한 임시 선발로 나와 멋지게 부활했다. 그게 지난달 25일 한화전이었다. 이후 송승준은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선발로 자리잡았다.
5월 성적만 놓고 보면 리그 최고 투수다. 다승(3승)과 ERA(0.93) 1위에 탈삼진(21개), 이닝당 출루허용(0.83) 2위다. 9이닝당 탈삼진은 1위(9.78개)다. 3경기 19⅓이닝으로 평균 6이닝 이상을 던져 선발 투수의 책임도 다했다.
수술 뒤 구위가 회복된 게 크다. 2015년 시속 140km 밑으로까지 떨어졌던 직구는 최근 140km 중후반대에서 형성된다. 구속이 올라오다 보니 주무기인 포크볼에 타자들이 잇따라 배트를 헛돌린다. 2일 kt를 상대로 11개의 삼진을 뺏어낸 송승준이다. 일단 현재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월간 MVP도 노릴 만하다.
다만 송승준은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는 아직 선발 등판이 없었다. 승리를 거둔 팀이 kt와 한화에 국한된다. 2015년에도 송승준은 한화에 2승1패 ERA 3.95, kt에 1승 ERA 3.00으로 강한 편이었다. 진정한 부활을 이루려면 강팀들과 만나 에이스의 존재감을 뽐내야 한다.
일정상 변수가 없다면 송승준은 오는 23일 SK와 홈 경기, 28일 KIA와 광주 원정에 나선다. 송승준은 올해 SK에 2경기 등판 3이닝 5실점, ERA 15.00을 기록했다. KIA를 상대로는 첫 등판이다. 과연 송승준이 완벽한 부활의 정점을 찍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