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견학 가기 며칠 전에 농담으로 '진짜 대통령 봤으면 좋겠다' 했는데 진짜로 봐서 깜짝 놀랐어요."
청와대에서 만난 아이들에게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초등학생 대상 역사교실 선생님인 민들레(34)씨는 17일 동료 교사들과 함께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 31명을 데리고 평택에서 출발해 천안을 거쳐 청와대로 견학을 갔다.
청와대의 새 주인이 정해졌을 즈음에 갈 수 있게 한 달 전쯤에 견학을 신청했다.
이날 오후 3시께 청와대에 도착해 경내 녹지원에서 안내원의 설명을 들은 다음 학생들의 줄을 맞춰 이동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검은 차들이 근처에 서기 시작했다.
민씨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앞차에서 경호원이 내려서 다가오길래 '무슨 일이지' 했는데 갑자기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고 뒤에 선 차로 달려갔다"며 "가서 보니 문재인 대통령이 내리고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민씨는 "대통령과 같이 오신 분에게 물어보니 대통령이 차를 타고 지나가는 길에 아이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고 차를 멈추고 내려달라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순식간에 몰려든 아이들의 머리를 일일이 쓰다듬어주고 인사하며 악수도 했다.
문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온 아이는 한 선생님에게 '대통령 손이 부드러울 줄 알았는데 '거칠거칠'해서 놀랐다'고 했다고 한다.
민씨는 "아이들이 처음 대통령을 보고 신기해서인지 코앞에까지 카메라를 들이대는데도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계속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고 전했다.
당황스러웠던 민씨는 더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줄을 서라'고 했지만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았고 문 대통령과 아이들의 '상견례'는 10분 가까이 이어졌다.
결국 참모들이 '먼저 가셔야 아이들도 갈 것 같다'고 이야기하고 문 대통령이 자리를 뜨고 나서야 상황이 정리됐다.
청와대에서 만난 아이들과 기념촬영 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민씨는 "단체사진을 찍을 때 아이들이 서로 대통령 옆에 서려고 해서 넘어질 뻔했는데도 '괜찮다'고 다정하게 이야기해서 놀랐다"며 "실제로 대통령을 볼 수 있게 돼서 떨렸고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대통령이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던 모양"이라며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