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는 FA 보상선수로 2010년 최태웅 감독을 현대캐피탈에 내준 데 이어 2017년에는 유광우를 우리카드에 내줬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아마 (유)광우 마음은 저밖에 모를걸요”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지난 2010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에서 삼성화재로 이적한 박철우의 보상선수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었다. 주전 세터의 예상 못 한 이적이었지만 ‘선수’ 최태웅은 현대캐피탈로 이적해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고, 결국 현역 은퇴와 함께 감독까지 맡는 ‘성공신화’를 썼다.
삼성화재는 7년 만에 같은 상황을 맞았다. 센터진 보강이라는 당면 과제 해결을 위해 ‘FA 최대어’ 박상하를 데려왔지만 ‘분명한 출혈’은 어쩔 수 없었다.
박상하를 포함한 5명의 보호 명단에 결국 주전 세터 유광우가 제외됐고, 주전 세터 김광국의 입대로 당장 세터 포지션의 보강이 필요했던 우리카드는 고민 없이 유광우를 지명했다. 유광우는 우리카드의 보호선수 지명 직전까지 충북 단양에서 삼성화재 동료와 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광우의 우리카드 이적은 V-리그 남자부 다른 팀 감독에게도 분명한 뉴스였다. 특히 7년 전 유광우에 앞서 같은 경험을 했던 최태웅 감독의 소감은 더욱 남달랐다.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가 열린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만난 최태웅 감독은 유광우가 FA보상선수로 삼성화재를 떠나 우리카드로 이적한다는 소식을 접한 뒤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아마 광우 심정은 나밖에 모를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당장은 앞이 깜깜할 것이다. 나도 극복하는데 2주 정도 걸렸다”고 지난 경험을 회상한 최 감독은 “팀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분명 적응하려면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은 자신이 그러했듯 유광우도 예상 못 한 변화를 잘 대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우는 이 상황을 극복하고 더 잘 할 수 있는 베테랑”이라고 평가한 최태웅 감독은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잘 할 수 있는 선수라 응원해주고 싶다. 오히려 선수 인생에 도움이 될 더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 가운데 최태웅 감독은 삼성화재가 박상하를, 우리카드가 유광우를 새롭게 데려온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