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선우예권(가운데). (사진=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홈페이지 캡처)
피아니스트 선우예권(29)이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반 클라이번 재단과 심사위원단은 10일(현지시각) 텍사스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 홀에서 선우예권에게 1위인 금메달을 수여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대회는 대륙별 예선을 거쳐 선발된 15개국의 30세 이하 젊은 피아니스트 30명이 기량을 겨뤘다. 한국인 참가자 5명 가운데 선우예권, 김다솔, 김홍기가 12명이 겨루는 준결선에 진출했고, 이 중 선우예권이 6명으로 좁혀진 결선까지 올랐다. 선우예권은 결선 무대인 9일 밤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1958년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일약 '미국의 영웅'으로 떠오른 미국의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하는 대회다.
1962년부터 4년 주기로 열리는 이 대회는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기 희망하는 피아니스트에게는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다.
2005년 양희원(미국명 조이스 양)이, 2009년 손열음이 각각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선우예권은 16살 때부터 1년에 2~3곳씩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출전했다. 인터라켄 클래식(2009), 윌리엄 카펠(2012), 센다이(2013), 베르비에(2014),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2015) 어워드 등 7개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서울예고 졸업과 동시에 도미해 미국 커티스 음악원, 줄리아드 음대 등에서 수학하며 활동해왔다. 그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8년 카네기홀 뉴욕 데뷔를 포함해 볼티모어 심포니 오케스트라, 벨기에 국립 오케스트라, 프랑스 매로크 필하모닉 등 주요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특히 2015년에는 한국 피아니스트 최초로 세계적인 클래식 축제인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에서 독주회를 선보였다. 11월에는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등 독일 순회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12월에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듀오무대를 갖는 등 유럽 무대에서의 주가를 더욱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