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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 앞둔 김기춘 '여전히' "모른다…기억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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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고 앞둔 김기춘 '여전히' "모른다…기억 안나"

    이재용 부회장 재판은 최순실 증인 불출석으로 연기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선고를 앞두고 있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재판에서 피고인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든 혐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2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김 전 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공판에서 김 전 실장은 검찰 측 신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른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들은 지난 정권 이념에 맞지 않는 단체에 지원을 배제하기 위해 만든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김 전 실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특검은 '피고인이 청와대 근무 당시 블랙리스트 명단을 만들어 관리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으로 포문을 열었다.

    이에 김 전 실장은 "그런 사실 자체를 재임 중에 알지 못했다. 법정에 나와서 여러 증인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짐작할 뿐이다. 누구도 보고한 적이 없어서 모르고 퇴임했다"고 말했다.

    '문체부 1급 실무진들의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사직서를 낸 분들하고는 개인적 면식도, 이들이 한 일에 대해 불만도 없어 (사표를 종용할) 동기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이 계속 혐의를 부인하자 특검은 당시 국정원이 청와대에 올린 '시·도 문화재단의 좌편향 일탈 행태 시정 필요'라는 제목의 문건을 제시하며 신문을 이어갔다.

    그러자 '모르쇠'로 일관했던 김 전 실장이 '기억나지 않는다'로 진술을 바꾸기 시작했다.

    김 전 실장은 "저런 문건을 (재임중) 하도 많이 봐서 '기억이 없다'가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해당 문서가 보고됐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이번엔 '이와 유사한 문건을 보고받은 적 있느냐'고 캐묻자 김 전 실장은 "나이 든 게 자랑은 아니지만 80살 먹은 노인이 그 많은 문서를 다 기억할 수가 없다"고 답했다.

    그러고는 조금 뒤 "국정원 등 수사 기관에서 이념 관련 보고서를 청와대에 보고했던 것으로 기억은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실장은 이후 특검이 제시한 '문예기금 지원사업 관련' 문서, '문제단체 조치내역 및 관리방안' 문서 등에 대해서도 모두 '모르쇠'와 '기억 안나'로 일관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31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한형기자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신문을 마치면 다음달 3일쯤 결심공판을 열어 심리를 끝낼 예정이다. 보통 결심공판 2∼3주 뒤에 선고기일이 열리는 만큼 다음 달 중 판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오전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은 최순실 씨의 증인출석 거부로 열리지 않았다.

    법원 관계자는 "최순실 증인을 이날 불러 오전과 오후 증인신문을 하려고 했지만 최 씨가 불출석사유서를 내는 바람에 기일 자체가 변경됐다"고 전했다.

    최 씨는 변호인을 통해 "검찰이 딸에 대해 세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어 정신이 거기에 쏠려 증언하기 어려운 상태라 불출석사유서를 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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