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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對 이혜훈…막 오른 범보수 주도권 경쟁

국회/정당

    홍준표 對 이혜훈…막 오른 범보수 주도권 경쟁

    국민의당 사태로 '지지율 전쟁' 조기 가열…결론은 지방선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새 지도부가 확정되면서 대선 후 소강상태를 맞았던 양당 간 보수 적통 경쟁에 막이 올랐다. 한국당은 '우파 결집', 바른정당은 '중도 외연확장' 노선을 택하면서 내년 지방선거 전 보수통합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지지율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이미지 쇄신 노리지만…방점은 '새 정부 견제'

    '홍 트럼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강성으로 분류되는 홍준표 대표의 등장으로 한국당은 전보다 선명한 야당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홍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내놨던 말들도 '강한 야당'의 예고성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선거에 중도층은 없다”, "싸움할 줄 모르면 야당은 자격이 없다"며 강력한 대여 투쟁을 시사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를 '주사파 운동권 정부'로 규정하고 "국민들이 (그렇게) 인식하면 오래가지 못한다고 본다"고도 했다. 3일 새 대표로 선출된 직후에는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 아들 특혜 의혹이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태의 본질임을 강조했다.

    다만 홍준표 지도부가 초반에는 개혁을 앞세운 '구(舊) 보수 색깔 지우기'에 나서며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인사·추경·정부조직법 등 3대 현안에 대해 여야 간 타협 가능성이 대두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일단 정부 출범은 하게 한 뒤 이후 사안들을 놓고 강하게 견제할 것"이라며 "정부 출범조차 못하게 가로막는 건 '대선 불복' 역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내부적으로는 당무감사 등 혁신 작업에 몰두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새 정부와 '허니문 기간'을 가지며 당 이미지를 쇄신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결국 방점은 '견제'에 찍혀있다.

    ◇'대안정당' 강조하는 바른정당…협치로 외연 확대

    반면 바른정당 이혜훈 지도부는 일찍부터 한국당을 '반민주 극우정당'으로 명명하며 새 정부와의 협치'에 무게를 싣고 중도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앞서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생산적인, 합리적인 대안정당부터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연설문에 담긴 '대안'이라는 단어는 최근 당내에서 부쩍 많이 거론된다. 3일 새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김세연 의원도 "추경, 정부조직법, 남북문제, 한미 동맹, 원전 문제 등 바른정당 만의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새 정부에 '무조건 반대'가 아닌 대안제시로 협치와 보수정당으로서의 견제를 병행하며 지지층을 넓히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최근 추경 심사나 인사 문제 등과 관련해 현안별로 새 정부와 공조하면서 당내 민생특위를 마련해 정책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도 이 같은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한 석' 신경전…지방선거 샅바싸움 시작됐다

    범보수 양당의 경쟁은 국민의당 사태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를 만나 조기에 가열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사건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데다가, 이에 맞물려 3당 모두 1석이라도 다른 당에 내 줄 경우 도미노식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양당으로서는 당세 확장 또는 내부 단속을 위해 지지율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홍 대표는 3일 선출되자마자 "좌파 진영은 아마 통합될 것"이라며 "바른정당의 문제도 어차피 지방선거 가기 전에는 (한국당에) 흡수되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모두 다른 정당에 흡수될 것이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선 바른정당이 지지율 2위 정당으로 올라섰고, 한국당은 정의당과 공동 3위, 국민의당은 4위로 추락했다. 바른정당이 추구하는 '중도 보수노선'은 국민의당과 한국당 모두에 교집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식의 고무된 분위기도 감지된다.

    양당의 지지율은 정국의 키를 쥔 정부 여당에 현안별로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이 사실상 목소리를 잃은 상황에서 '홍준표 호(號)'가 본격적으로 새 정부 견제에 나설 경우, 바른정당과의 입장 차가 극명하게 부각될 공산이 크다.

    본궤도에 오른 양당 경쟁의 초점은 궁극적으로 내년 지방선거에 맞춰져 있다는 평가다. 선거를 앞두고 분출될 보수통합론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당의 명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홍 대표의 '지방선거 전 바른정당 흡수론'과 "보수의 본진이 되겠다"는 이 대표의 포부가 충돌하는 것도 보수통합론을 중심에 둔 '샅바싸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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