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투수 김윤동(사진 오른쪽)을 격려하는 주장 김주찬 (자료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잘 맞은 타구는 아니라 잡힐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멀리 갔다. 동점이 되어 다행이었다. 이게 다 최형우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12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연장 10회말 7-6 승리를 결정짓는 끝내기 홈런을 때린 최형우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쏠렸지만 9회말 2사에서 동점 2타점 2루타를 때린 김주찬이야말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한 영웅이었다.
가운데 담장을 맞힌 김주찬의 타구를 보며 홈런이 될 줄 알았다는 최형우는 "(김)주찬이 형이 만들어준 기회 덕에 내게 끝내기 찬스가 왔다"며 공을 주장에게 돌렸다. 김주찬도 최형우에게 기회가 돌아간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훈훈한 장면을 연출했다.
김주찬은 13일 NC 다이노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이 지고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더라. 지고 있어도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그런 부분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찬의 타격도 시즌 초반과 최근을 비교하면 많이 달라졌다. 김주찬은 올시즌 첫 39경기에서 타율 0.170, 2홈런, 13타점을 올리며 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25경기에서는 타율 0.391, 2홈런, 21타점을 기록하며 막강한 KIA 타선의 뇌관 역할을 하고 있다.
김주찬은 "초반에 너무 안 맞아서 항상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동료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는 등 나를 도와줘 힘을 얻었다"며 "막 치기보다는 공을 많이 보면서 출루에 신경쓰고 있다. 다른 선수들이 워낙 잘 치니까. 또 선수 전부 다 출루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래서 팀이 잘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찬은 롯데 자이언츠가 제리 로이스터 감독 체제에서 폭발적인 타격을 자랑했던 시절을 경험했다. 당시 롯데의 타격과 요즘 뜨거운 KIA의 타격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그때 롯데도 다 잘 쳤다. 전부 다 공격적이었고 장타력 위주였다. 지금 KIA는 거기에 세밀함이 더 들어간 것 같다. 그때 롯데나 지금 KIA나 다 잘 쳤다"고 답했다.
올해 KIA가 폭발적인 타격에 비해 마운드, 특히 불펜진이 다소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주찬은 주장으로서 마운드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주찬은 "투수들이 잘해주니까 1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잘 던지는 날이 있으면 잘 안되는 날도 있다. 그런 날은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서 이기면 되는 것이고 잘 맞으면 투수들이 잘해서 이기면 된다. 경험이 적은 투수가 많아 자신감이 중요한 것 같다. 우리 불펜 잘하고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