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여주의 한 고등학교 교사 2명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피해 여학생이 75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피해 학생이 50명이 넘는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가 특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해당 학교 교사 A(52)씨와 B(42)씨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학생이 지금까지 75명으로 파악됐다고 26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최초 피해 신고를 접수했을 당시 피해자가 3~4명이었는데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 지금까지 피해자만 75명으로 확인됐다"며 "피해 학생들이 용기를 내 이야기를 해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해당 고교 학생 450여명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남녀 공학인 이 학교의 재학생 450명 가운데 여학생은 220여명 정도로, 전체 여학생의 3분의1 가량이 교사들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가해 교사들이 재판 과정을 통해 수사기록을 보고 신고자 신원을 알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피해 학생들의 진술을 가명조서로 받았다. 피해 학생들의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이 학교 학생부장겸 2·3학년 학생들의 체육 교사로 근무하면서 여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 학생들은 "A씨가 체육수업 도중 안마를 해달라며 엉덩이 부분을 만지게 하고 직접 여학생들의 몸을 만지기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B씨는 2015년 3월부터 최근까지 3학년 담임교사로 재직하면서 여학생들의 엉덩이 등 신체 일부를 상습적으로 만진 혐의다.
경찰은 지난달 초 피해학생 측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신고를 접수한 뒤 정식으로 수사에 착수해 24일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해 두 교사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범죄 사실에 대해 기억나지 않지만 아이들이 그렇게 이야기 하면 내가 잘못했을 것"이라며 일부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B씨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가해 교사들에 대한 수사와는 별개로 학교 측이 성추행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조직적인 은폐를 시도했는지 여부도 확인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