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텍사스 추신수.(사진=노컷뉴스DB)
출루는 야구에서 득점 생산의 기회를 만들고 확률을 높여주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특히 1-2번타자가 베이스를 자주 밟을수록 중심타선이 득점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가 하루에 5번이나 출루하며 1번타자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추신수는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인터리그 원정경기에 1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3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추신수는 6차례 타석에 들어서 5차례나 출루해 팀에 끊임없이 득점 생산의 기회를 제공했다. 2번타자 엘비스 앤드러스가 6타수 무안타로 침묵해 흐름이 끊길 때가 많았던 것이 텍사스로서는 아쉬웠다.
하지만 텍사스는 시즌 32호 투런홈런을 때린 조이 갈로를 비롯한 중심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뉴욕 메츠를 5-1로 눌렀다.
추신수는 1회초 우중간 방면 2루타를 때린 뒤 득점까지 올렸다. 2사 1,3루 갈로의 타석 때 투수가 보크를 범해 추신수가 홈을 밟았다.
텍사스는 보크 이후 투런홈런을 쏘아올린 갈로의 활약으로 1회초에만 3점을 뽑았다.
추신수는 2회초에도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앤드러스의 내야땅볼 때 2루에서 아웃됐다. 이후 텍사스는 앤드러스의 2연속 도루와 노마 마자라의 내야땅볼로 1점을 추가해 4-0으로 앞서나갔다.
추신수는 3회초와 5회초 각각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볼넷과 2루 방면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그때마다 후속타자 앤드러스가 범타로 물러나 이닝이 끝났다.
7회초 삼진으로 물러난 추신수는 팀이 5-1로 앞선 9회초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또 다시 볼넷을 골라 1루를 밟았다. 추신수가 하루에 5차례 출루한 것은 이번이 통산 11번째다.
8월 들어 4번째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한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0.253에서 0.256으로 올랐다. 출루율은 0.363에서 0.369로 상승했다.
추신수는 10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타자 가운데 출루율 부문 10위에 올라있다. 상위 10명 가운데 3할 수준의 타율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는 타자는 7위 로비 그로스먼(미네소타·0.372), 에드윈 엔카나시온(클리블랜드·0.370) 그리고 추신수 등 3명뿐이다.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양대리그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출루율은 확실히 더 높다. 그만큼 볼넷을 많이 골라내고 있기 때문에 출루율이 높다. 추신수는 올해 64개의 볼넷을 기록했다.
아메리칸리그에서 추신수보다 볼넷이 많은 타자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81개)와 엔카나시온(71개) 뿐이다. 두 타자는 추신수와는 달리 거포형 타자라 투수가 어렵게 승부를 끌고가다 볼넷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추신수는 팀내에서 자신만의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200타수 이상을 기록한 텍사스 타자 가운데 추신수보다 출루율이 높은 선수는 없다.
텍사스의 팀 출루율은 0.314로 아메리칸리그 13위, 양대리그 26위에 머물러 있다. 추신수의 팀내 가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추신수는 1번타자로 출전한 경기에서 시즌 기록보다 높은 0.394의 출루율을 올리고 있다. 타석당 삼진 비율(19.9%)과 타석당 볼넷 비율(13.7%)은 전성기를 보냈던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시절 이후 가장 좋다.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 장타력이 가장 부족한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특유의 '눈 야구'로 팀내에서 차별화된 능력을 발휘하고 잇는 추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