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경기에서 LG 차우찬을 상대로 홈런을 때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롯데 김동한 (사진 제공=롯데 자이언츠)
밴헤켄, 유희관, 보우덴, 양현종, 헥터 그리고 차우찬. 그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KBO 리그를 대표하는 정상급 선발투수들이지만 8월 들어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등판했다가 패전을 안은 선수들이기도 하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이었던 2011년 8월5일 부산 사직 경기를 시작으로 무려 7시즌동안 롯데전 패배를 잊은 차우찬마저 거침없는 거인의 진격을 막지 못했다.
롯데는 24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11-0으로 승리해 최근 4연승이자 홈 8연승 행진을 질주했다.
롯데에게는 만만치 않은 경기였다, 상대 선발투수가 천적 차우찬이었다.
LG는 좌완 차우찬이 롯데 원정에 등판하도록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했다. 차우찬은 2011년 8월부터 이날 경기 전까지 롯데를 상대로 23경기에 등판, 7승무패 5홀드 평균자책점 3.12,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5를 기록하며 천적으로 군림했다.
차우찬은 올해도 롯데전 3경기에서 1승무패 평균자책점 2.53을 올리며 잘 던졌다.
하지만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2연전에서 양현종과 헥터에게 패전을 안겨준 롯데의 기세는 천적의 벽마저도 뛰어넘었다.
2회말 문규현이 선제 적시타를 때렸고 4회말에는 김동한이 차우찬이 던진 슬라이더를 공략해 시즌 3호 솔로홈런을 쏘아올렸다. 전준우와 최준석은 5회말 나란히 적시타를 때려 점수차를 4점으로 벌렸다.
롯데는 7회말 3점을 추가했고 8회말에는 손아섭의 시즌 17호 3점홈런을 포함, 4점을 더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는 무려 7명의 타자가 타점을 기록하는 등 고른 활약으로 천적 차우찬을 앞세웠던 LG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롯데는 8월 들어 상대 투수를 가리지 않는다. 롯데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리그 정상급 투수들이 많다. 양현종은 롯데를 만나 최근 10연승 무패행진을 마감하기도 했다. 비결은 자신감과 여유다. 요즘 롯데는 누구를 만나도 주눅들지 않는다.
최준석은 "에이스가 나오면 오히려 마음이 더 편해진다. 분석과 생각을 많이 하고 경기에 들어가고 코치님들께서 많이 도와주신다"며 "병살을 치면 안되는 상황인데도 감독님께서 직접 병살도 괜찮으니까 자신있게 치라고 주문해주시니까 더 자신감있게 할 수 있어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최근 롯데 타자들의 분위기를 들려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