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9월에 상승세를 타는 강팀은 주목할 이유가 있다. 그 기세가 10월 포스트시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파죽의 11연승을 질주한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내셔널리그에서 순위 경쟁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애리조나는 5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3-0로 승리했다. 이로써 팀 자체 역대 최다연승 2위에 해당하는 11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다.
올해 내셔널리그는 LA 다저스의 독주 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4연패, 지난 11경기에서 1승10패를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리그 1위다. 다저스와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의 애리조나는 11연승에도 다저스에 12.5경기차 뒤져있다.
하지만 애리조나는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독보적인 1위에 올라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애리조나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99.8%라고 분석했다. 다저스의 확률 99.9%와 거의 차이가 없다.
애리조나가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와일드카드 2위 팀과의 결정전에서 승리할 경우 내셔널리그 전체 1위 LA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맞붙게 된다. 다저스로서는 애리조나의 상승세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애리조나의 11연승 중 다저스전 4승이 포함돼 있다.
LA 다저스는 어떻게든 애리조나의 기세를 꺾어야 한다. 6일 애리조나와의 주중 홈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하는 류현진의 어깨가 무겁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애리조나 원정에서 4이닝 8피안타 3볼넷 6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7패(5승)째를 당했다. 홈런을 3개나 얻어맞으며 올시즌 개인 최다 자책점(6점)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후반기 첫 6경기에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1.54를 올리며 클레이튼 커쇼가 부상으로 빠져 있었던 다저스 마운드의 중심 축을 이뤘다.
하지만 현지 언론 'LA타임스'는 류현진이 후반기에 만난 상대팀 대부분이 약체였다며 류현진의 포스트시즌 선발 로테이션 합류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다. 류현진은 애리조나전에서 많은 것을 증명해야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류현진이 2번의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왼손투수 공략에 능한 애리조나 타선을 극복해야 한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조만간 선발로테이션을 6명에서 5명으로 축소한다는 방침을 정했기 때문에 류현진에게는 중요한 모의고사다.
경계해야 하는 타자 중 한 명은 애리조나가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우타자 J.D 마르티네스다. 올해 왼손투수를 상대로 60타수 이상 들어선 타자 가운데 마르티네스보다 OPS(출루율+장타율)가 높은 타자는 없다. 무려 1.414(출루율 0.488, 장타율 0.926)를 기록 중이고 타율은 0.397로 높다(기록은 5일 기준).
마르티네스는 지난 맞대결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피안타없이 막았지만 볼넷은 실점의 빌미가 됐다.
류현진과의 맞대결에서 통산 타율 0.333(21타수 7안타), OPS 0.916을 기록한 우타자 A.J 폴락 역시 경계 대상이다. 폴락은 지난 맞대결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적시타를 때린 바 있다.
최대 난적은 애리조나의 간판 폴 골드슈미트다. 골드슈미트는 지난달 31일 류현진에게 투런홈런을 때리는 등 통산 맞대결 성적이 타율 0.429(21타수 9안타), 2홈런, 7타점, OPS 1.288로 압도적이다.
다만, 골드슈미트의 6일 경기 출전 여부는 미지수다. 팔꿈치 통증이 있는 골드슈미트는 최근 2경기 연속 결장했다. 애리조나 구단은 6일 피닉스에서 MRI 촬영을 통한 정밀 검사를 실시한 뒤 골드슈미트의 다저스전 출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부상은 경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골드슈미트는 부상을 안고 경기에 출전해왔고 5일 경기를 앞두고도 출전 가능성이 있었다고 한다.
애리조나는 5일 골드슈미트의 공백에도 다저스를 완파했다. 다저스의 좌완 선발 리치 힐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6회까지 2안타 1볼넷을 뽑는데 그쳤지만 그래도 2점을 뽑았다. '좌투수 킬러' 마르티네스의 4회초 투런홈런이 결정적이었다.
마르티네스는 7회초와 8회초 그리고 9회초 공격에서도 홈런을 쏘아올렸다. 4연타석 대포를 가동한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경기 4연타석 홈런을 때린 선수는 18명밖에 없다.
마르티네스의 시즌 홈런 개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시절을 포함해 34개로 늘어났다. 마르티네스의 감각이 절정에 올라있다는 것은 특히 왼손투수 입장에서 골드슈미트의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애리조나의 타선을 얕잡아 볼 수 없는 이유다.
상대 선발은 애리조나의 에이스이자 류현진의 옛 동료 잭 그레인키다. 류현진은 과거 커스와 그레인키의 뒤를 받치는 다저스의 3선발로 뛴 바 있다. 그레인키는 올해 16승6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