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는 지난주 불명예를 떠안았다. 3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7-1로 앞선 9회말 대거 7점을 허용해 7-8 역전패를 당했다. KBO 리그 역사상 9회말 역전패는 최초였다.
KIA는 5일 현재 75승45패1무를 기록해 2위 두산 베어스(71승50패3무)에 4.5경기차 앞선 1위를 지키고 있다. 정규리그 종료까지 팀당 20경기 남짓 남은 가운데 4.5경기차가 뒤집히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KIA에게는 지난주 두산전 2연승의 의미가 컸다.
KIA가 6월말부터 폭발적인 방망이를 앞세워 8경기 연속 두자릿수 득점 신기록을 수립했을 때만 해도 1위팀의 위압감은 절정에 올랐다. 헥터와 양현종의 원투펀치와 더불어 투타의 조화가 돋보였다.
하지만 불펜 불안이라는 고질적인 약점은 좀처럼 해소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구원왕을 차지한 김세현을 영입했지만 여전히 불펜은 불안하다.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가 후반기 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뒷문 단속이 잘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마무리 손승락은 후반기에만 16세이브를 올렸고 두산 마무리 이용찬도 6월말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이후 11번의 세이브 상황에서 100% 세이브 성공률을 올리고 있다.
반면, KIA의 올시즌 세이브 성공률은 68%로 리그 전체 6위에 불과하다.
KIA 불펜투수는 많이 지쳐있다. KIA는 정규리그 1위에게 주어지는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이 절실히 필요하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 마운드가 힘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의 여유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부상 방지 등을 위해서라도 시즌 막판 마운드 관리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압도적인 1위에 올라있는 LA 다저스에게도 나름의 고충이 있다.
현재 전적은 92승45패. 내셔널리그 1위 수성은 확정적이다. 이변이 벌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서부지구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80승58패)에게는 12.5경기차로 앞서있다.
하지만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의 기세가 워낙 드높아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
애리조나는 5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13-0 대승을 거두며 11연승을 질주했다. 11경기 중 4경기가 다저스전이었다.
지금 순위표에 따르면 애리조나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이 유력하다. 그 경기에서 이기면 내셔널리그 전체 1위 팀과 디비전시리즈를 펼친다. 단판승부로 펼쳐지는 와일드카드결정전의 벽을 넘으면 LA 다저스와 만날 것이 유력하다.
LA 다저스는 올해 상대 전적에서 애리조나에 8승9패로 뒤져있다.
LA 다저스는 최근 4연패 늪에 빠졌고 지난 11경기에서 1승10패로 부진했다. 한여름 뜨거웠던 타격이 주춤한 사이 마운드도 부상으로 신음했다. LA 다저스는 최근 수년간 포스트시즌에서 기대치에 밑도는 성적을 남겼다. 내셔널리그 1위 수성은 유력하지만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뒤 가을야구를 향해 가야하는 과제가 남았다.
희망은 있다. 최근 클레이튼 커쇼가 복귀했다. 허리 통증에서 벗어난 커쇼는 지난 2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다저스의 1-0 승리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