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류현진(30·LA 다저스)이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극복해야 할 우선 과제가 있다. LA 다저스는 다음주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6명에서 5명으로 조정할 예정이다. 류현진이 반드시 5명 안에 이름을 올려야만 가을야구에서도 선발로 뛸 가능성이 생긴다.
그런 의미에서 6일(한국시간) 미국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는 류현진에게 매우 중요한 모의고사였다.
상대는 11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애리조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 1위 팀으로 내셔널리그 전체 승률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한 LA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은 라이벌이다.
LA 다저스는 애리조나의 기세를 꺾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게다가 류현진은 지난 주 애리조나 원정경기에서 4이닝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면서 후반기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잠재적인 포스트시즌 라이벌을 상대로 깊은 인상을 남겨야만 했다.
류현진은 잘 던졌다. 6이닝동안 탈삼진 7개를 곁들이며 3피안타 5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8명의 주자를 내보냈지만 대부분 산발 처리했다. 4회초 다니엘 데스칼소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지만 계속된 득점권 상황을 실점없이 막아내며 위기 관리 능력을 뽐냈다.
또 류현진은 지난주 애리조나전에서 부진했던 투구 내용을 극복해내면서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류현진은 홈런 3방을 허용하며 무너졌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홈런을 내주지 않는 등 장타 허용을 억제하며 한층 더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LA 다저스 타자들의 화끈한 득점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상대 선발투수가 애리조나의 간판 에이스 잭 그레인키였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그레인키는 7이닝 4피안타(1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이름값을 해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갈 때 스코어는 1-1이었다. 양팀은 그대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만큼 치열한 접전이었다. 그레인키 못지 않게 류현진이 호투를 펼치면서 경기를 대등한 양상으로 만든 것이 다저스에게는 큰 힘이 됐다. 선발투수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임무를 완수한 것이다.
다저스가 연장 10회초 2점을 내주면서 1-3으로 패배, 애리조나는 12연승을 달렸고 다저스는 5연패 늪에 빠졌다.
류현진만큼은 제 몫을 했다. 전날 J.D 마르티네스가 4연타석 홈런을 때리는 등 다저스 마운드를 상대로 13점을 뽑아낸 애리조나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묶은 점 역시 높게 평가받을만한 성과다. 5선발 잔류의 마지막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LA 다저스의 7일 애리조나전 선발투수는 류현진과 시즌 내내 경쟁을 펼쳤던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다.
마에다 겐타는 지난주 류현진이 애리조나를 상대로 4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다음날 등판해 애리조나에게 3이닝동안 7점을 내주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마에다 겐타는 이번주에도 류현진의 등판 다음 날에 마운드에 올라 애리조나를 상대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차기 선발 로테이션 구상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시험 무대다.
클레이튼 커쇼, 다르빗슈 유는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선발 원투펀치를 예약했다. 베테랑 리치 힐 그리고 올시즌 기량을 꽃 피운 알렉스 우드가 지금까지는 포스트시즌에서 4선발을 구축할 후보로 손꼽힌다. 하지만 류현진이 남은 정규리그에서 좋은 페이스를 계속 이어나간다면 로버츠 감독을 고민에 잠기게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5선발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