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로치 (사진 제공=kt 위즈)
kt 위즈의 외국인투수 돈 로치는 2017시즌 첫 4경기에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땅볼 유도가 많은 투수로서 kt 마운드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후 마운드의 한 축을 맡은 것은 맞다. 하지만 승승장구하지는 못했다. 로치가 4월19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이후 한동안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8이닝 1실점을 해도 승리를 쌓지 못했다.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kt의 팀 전력 그리고 불운 때문이었다. 연패는 쌓이고 쌓여 14경기에 이르렀다. KBO 리그 단일시즌 최다 연패 기록은 1986년 장명부의 15연패. 1패만 더하면 타이기록의 불명예를 쓰게 될 처지였다.
로치는 6일 오후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7이닝 7피안타 1볼넷 8탈삼진 2실점 호투를 펼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kt는 7회까지 넥센에 3-2로 앞서갔다. 지난주 1위 KIA를 상대로 9회말 6점차 역전승을 거둔 넥센의 저력을 감안하면 1점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점수차였다.
kt 타자들이 힘을 냈다. 8회말 박경수가 시즌 14호 솔로홈런을 터트렸고 이해창이 연속타자 솔로홈런으로 데뷔 첫 한시즌 두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스코어를 5-2로 벌어졌다.
넥센의 9회초 마지막 공격이 시작될 때 로치의 표정에는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여유는 오래가지 않았다. 9회초 2사 상황에서 넥센의 초이스가 투런홈런을 쏘아올려 점수차를 1점으로 좁힌 것이다.
하지만 kt 이상화가 넥센 김민성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날 넥센의 27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낸 순간 kt 덕아웃은 축제 분위기가 됐다. 로치는 환하게 웃었고 동료들은 로치의 개인 14연패 탈출을 축하했다.
kt가 넥센을 5-4로 꺾으면서 로치는 4월19일 이후 약 5개월만에, 20경기만에 다시 승리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시즌 3승(14패)째를 기록했다.
kt는 이틀 연속 갈 길 바쁜 넥센을 잡으며 고춧가루 부대의 위용을 과시했다.
넥센은 경쟁팀들과의 승차를 벌릴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7위 LG가 1위 KIA를, 6위 SK가 상승세에 올라있는 4위 롯데 자이언츠와 만난 주중 첫 2연전 기간에 넥센은 최하위 kt를 만났다. 하지만 결과는 2연패.
포스트시즌 진출의 마지노선인 5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넥센은 66승62패1무를 기록했다. 이날 롯데와의 홈 경기가 우천 취소된 SK 와이번스와 승패, 무승부 기록과 정확히 같다. 7위 LG 트윈스는 KIA를 6-0으로 누르고 61승59패2무를 기록해 공동 5위 그룹과의 승차를 1경기로 좁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