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NC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잇따라 몸을 던지는 수비와 슬라이딩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탠 롯데 포수 강민호.(사진=롯데)
100kg의 거구가 몸을 던졌다. 살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해 뛰었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1루를 밟았다.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그물에 부딪히는 다소 위험한 상황에도 몸을 던져 파울 타구를 잡아냈다. 롯데 포수 강민호(32)다.
강민호는 13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NC와 준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7-1 승리를 이끌었다. 타석에서는 4타수 1안타에 평범했지만 선발 조시 린드블럼을 리드하며 8이닝 11탈삼진 5피안타 1실점 역투를 합작했다.
NC는 지난 11일 3차전에서 13점을 뽑으며 타선이 살아났던 터. 그러나 이날은 린드블럼의 구위와 함께 강민호의 노련한 리드에 묶여 6안타 1득점에 머물렀다.
특히 강민호는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펼쳤다. 1-1로 맞선 4회말 1사 1루에서 노진혁의 잡기 어려운 파울 타구를 걷어냈다. 백네트 가까운 쪽으로 향한 타구에 강민호는 몸을 던졌고 포구하면서 몸이 그물에 부딪혔다.
당시 롯데는 4회초 손아섭의 선제 1점 홈런으로 앞서갔지만 동점을 허용한 터였다. 모창민의 안타와 도루, 권희동의 적시타를 맞아 분위기가 NC 쪽으로 넘어가려는 참이었다. 그러나 강민호가 어려운 타구를 잡아주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타석에서도 강민호의 투지가 빛났다. 강민호는 6-1로 앞선 6회 1사에서 유격수 쪽 타구를 날린 뒤 전력질주했다. 이후 육중한 몸을 던져 1루를 손으로 터치했다. 내야안타로 이번 시리즈 3번째 안타를 만들어냈다. 비록 득점하진 못했지만 분위기를 살리기에 충분했다.
경기 후 강민호는 잇따라 몸을 던진 장면에 대해 "절박했어요"라며 싱긋 웃었다. 만약 이날 롯데가 졌다면 그대로 시리즈가 끝나는 상황이었다. 벼랑에서 살아난 롯데는 승부를 최종 5차전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본인도 1차전 득점권에서 잇따라 침묵하는 등 부진을 씻어낼 계기를 마련했다.
린드블럼과 호흡에 대해 강민호는 "오늘 포크볼이 좋았는데 상대 타자들이 노리는 것 같았다"면서 "그래서 역으로 속구 위주의 투구를 한 것이 잘 먹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린드블럼이 4회 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한 것을 빼면 오늘 아주 잘 던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