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근혜정권 '실세 수석'이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공정거래위원회를 향해 CJ그룹의 고발을 압박했다는 법정 증언이 거듭 나왔다.
김학현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은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공판에서 관련 보고를 받은 바 있다고 전했다.
김 전 부위원장에 따르면 2014년 우병우 당시 민정비서관은 CJ E&M에 대한 공정위 조사 결과에 대해 검찰 고발을 요구했다. 우 전 수석은 2015년 2월 민정수석으로 승진해 박근혜정권 말기까지 활약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당시 시장감시국장이 CJ E&M은 고발하지 않기로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올린 직후 사무처장에게서 '민정수석실에서 CJ E&M을 고발하라고 강하게 요구한다'는 보고를 받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검찰이 "CJ E&M 고발을 요구한 사람이 민정비서관이라고 들었느냐"고 묻자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할 수 없다. 그렇게(민정수석실 요구대로)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13일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신영선 당시 사무처장도 "우병우 비서관이 '공동정범'을 거론하며 CJ E&M이 CGV의 경제적 이익의 귀속 주체이니까 함께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공정위는 결국 당시 CJ 측을 고발 조치하지 않았다. 김 전 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민정수석실에서 이에 불만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