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엄경철 파업뉴스취재팀장]
- 사측 대응 초반엔 매우 강경.. 물리적 싸움에 다치기도
- 진행자가 파업 참여시엔 프로그램도 교체
- 파업뉴스 취재팀, 기자상 연거푸 수상
- 댓글공작 청와대 개입, 발제해도 거부당해
-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 국정원 장악문건 등 11건 보도
[MBC 신동진 아나운서]
- 파업 후 오히려 조합원 수 늘어
- 이르면 25일 방통위서 보궐이사 선임도 가능
- 고영주 이사장 사퇴 소식 기대하고 있어
- 6년 동안 방송 못해.. '오늘 많이 떨리고 긴장되네요'
- 언로 막혔던 10년, 보수정권 극악무도한 만행들 저질렀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0월 23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엄경철 (KBS 파업뉴스취재팀장), 신동진 (MBC 아나운서)
◇ 정관용> KBS, MBC 두 공영방송사의 총파업. 오늘로 벌써 50일이 됐습니다. 돌파구가 보인다는 분석도 있고 여전히 쉽지 않다는 그런 얘기들도 나오고 하는데요. 오늘 두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세종문화회관 계단에 다 모여앉아서 연대집회를 하는 모습도 사진으로 여러분 많이 보셨을 것 같은데. 두 방송사의 파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 두 분을 좀 초대해 봤습니다. KBS 파업뉴스 취재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 엄경철 기자, 어서 오십시오.
◆ 엄경철> 안녕하세요.
◇ 정관용> MBC에서는 신동진 아나운서, 어서 오십시오.
◆ 신동진> 반갑습니다.
◇ 정관용> 파업을 해도 회사는 가죠?
◆ 엄경철> 회사는 가는데 사무실은 들어가지 않고요. 집회라든가 뉴스, 파업뉴스를 준비하기 위해서 회사 주변 또는 회사 내부의 작은 공간을 빌려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신동진> 저희 MBC는 조합원의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을 하고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집회가 있는데.
◇ 정관용> 매일매일?
◆ 신동진> 매일매일 있습니다. 그래서 뭐 100% 꼭 나가야 되고 이런 건 아닌데 저희는 현재 분위기가 괜찮습니다, KBS보다. 그래서 점점 더 참여 인원도 늘고 있고. 그 전에는 맨 처음에 두 달 전에 시작했을 때는 1층 로비 한 3분의 2 정도 찼어요, 집회 때. 그런데 지금은 바깥의 문까지 다 서서 자리가 없어서 바깥에 있는 그런 의자에 앉아서 있을 정도로 저희가 지금 900명 정도에서 시작해서 1200명까지 조합원이 늘었거든요.
◇ 정관용> 조합원으로 자꾸 가입을 해요?
◆ 신동진> 가입을 안 한 사람도 있고.
◇ 정관용> 그러니까 가입 안 했다가 파업이 시작되고 나서 조합원이 되겠다고 가입하고 파업에 동참한다?
◆ 신동진> 그런 거죠. 지금은 보직자들 같은 경우에는 조합에서 탈퇴를 하거든요. 그런 사람들도 보직 사퇴하고 저희 조합에 가입하고. 이래서 이게 현재 분위기, 저희를 대변해 주는 것 같습니다. 야외 집회할 때도 처음에는 한 절반 정도 참석했다가 지금은 아주 뭐 북적북적합니다.
◇ 정관용> 조합원 숫자가 파업 시작하고 늘었다? 이거 아주 참 대단한 일이네요.
◆ 엄경철> 저희도 그렇습니다.
◇ 정관용> KBS도 그렇습니까?
◆ 엄경철> 네, 그렇습니다. 아시는 것처럼 KBS는 노동조합이 2개인데요. 저희가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즉 새노조라고 부르는데 주로 기자, PD, 아나운서 중심으로 건설이 됐는데 파업 기간 중에 2000명이 넘어서 노동조합 숫자가 역전됐습니다. 과거에는 저희가 소수노조였는데 지금은 다수노조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 신동진> 저희는 KBS보다 분위기가 현재 좋은 편이고요. 조합원들 대다수가 당연히 이기는 파업이다, 관건은 이제 언제 끝나느냐.
◇ 정관용> 조합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라고 하는 이유가 방문진, 방송문화진흥회의 이사진 구성이 원래 6:3이죠?
◆ 신동진> 네. 구여권 기준으로 그랬죠.
◇ 정관용> 구여권이 추천한 6명 가운데 2명이 사퇴했잖아요. 그럼 그건 지금의 여권이 추천하면 되니까 그렇게 되면 5:4가 되면 거기서 결정하면 이사장도 사장도 다 해임시킬 수 있다 이건가요?
◆ 신동진> 그렇죠. 그래서 오늘 방통위가 보궐이사 선임 과정하고 절차, 후보 등에 대해서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요. 그래서 이르면 25일 이번 주 중반쯤에.
◇ 정관용> 25일 이래봐야 내일모레예요.
◆ 신동진> 그렇죠. 방통위에서 보궐이사를 선임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제 방문진 이사회가 MBC 경영진 해임하고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불신임 안건을 상정할 수가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르면 27일에 국감이 있는데 이르면 고영주 이사장이 최근 이제 사퇴, 거취 고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 정관용> 그런 발언도 있었죠.
◆ 신동진> 그렇죠. 이르면 이번 주에 사퇴 소식까지 들리지 않을까 저희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KBS는 어떻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 엄경철> 비슷한 맥락에서 보면 KBS도 구여권 인사가 현재 이사가 1명 사퇴를 했고요.
◇ 정관용> 1명만 했죠?
◆ 엄경철> 네, 1명 더 사퇴해야지 구조가 바뀌어서 말씀하신 대로 이사장과 사장 해임을 논의할 수 있는 구조로 갈 수 있는데 그 1명이 막바지 진통을 조금 겪고 있는 중입니다.
◇ 정관용> 진통 겪고 있다는 얘기는?
◆ 엄경철> 들려오는 소식에 의하면 약간 고민 중이다, 또는 이러저러한 조건이라든가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파업 중에 또 50일이나 지나서 저희 스튜디오에 들어올 때 저는 예상했던 표정이 매우 지친 표정을 예상했는데 두 분이 지친 게 아니라 벙글벙글 웃으면서 들어오시더라고요. 왜 이분들이 이러나, 그랬더니 지금 분위기가 그렇군요. 거의 막바지입니까?
◆ 신동진> 글쎄요, 최대한 끝날 때까지 신중해야 되겠죠.
◇ 정관용> 물론. 그런데 진행되는 과정으로 봐서는 이미 행정적, 법적인 어떤 절차들이 들어가고 있다. MBC 같은 경우는 벌써 날짜까지 막 나오고 있다?
◆ 신동진> 특정 날짜에 기대를 거는 게 있고. 이번 주에 굉장히 큰 분수령이 될 걸로 예상들을 하고 있죠. 모레하고 27일.
◇ 정관용> 파업 시작하시고 나서 사측의 대응은 어땠습니까?
◆ 엄경철> KBS 같은 경우에는 사측 대응이 초반에 굉장히 강경했습니다. 일단은 가시적으로 보이는 걸 보면 집회를 하는데 민주광장이라고 오랫동안 노동조합에서 집회를 해 왔던 곳인데 폐쇄를 해서 불법적으로 폐쇄를 했거든요. 그래서 경찰과 노동부의 근로감독관을 저희가 불러서 이건 불법적인 거다. 그래서 경찰이 KBS 청경에게 빨리 문을 열어라, 이건 불법이다라고 하는데도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 엄경철> 그래서 굉장히 심한 물리적 싸움도 있었고요. 과정에서 성재호 위원장이 다치기도 했고 감금도 됐고. 여러 가지 눈에 보이는 물리적인 방해가 굉장히 많았고요. 또 하나는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이제 사실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대량으로 밖으로 나오게 되면 프로그램의 심각한 차질이나 파행 또는 진행이 불가능한데 사측에서 바로바로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 정관용> 아예 프로그램을 없애버려요?
◆ 엄경철> 가령 이런 거였습니다. 정은아 아나운서가 라디오를 진행했었는데 파업하는 동안 나는 진행할 수 없다라고 사퇴를 하자 아예 다른 아나운서, 그러니까 외부에 있는 프리랜서 아나운서를 데려다가 프로그램 이름을 바꿔버렸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대체를 하면서 계속 물리적으로 압박을 해 왔는데 최근에는 많이 힘이 빠진 형국입니다.
◇ 정관용> 징계나 이런 건 없었습니까?
◆ 엄경철> 과거 같으면 아마 중간에 징계 얘기가 나왔을 텐데요. 지금은 징계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신동진> 저희가 지금 이거 출연하고 있는 이 자체도 사실 아무런 징계가 지금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거고요. 이것도 현재 저희 파업 분위기를 대변해 주는 것 같고. MBC 같은 경우는 특별히 사측 방해 그런 건 특별히 없고.
저희는 파업 시작하고 업무를 하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사측은 계속 이런저런 성명을 내면서 회사 공지사항이라고 하면서 언론노조 MBC본부의 파업 정당성 이런 걸 흠집내는 정도고요. 오늘 1층에서 1000명 넘는 조합원들이 뮤직비디오를 1층 전체, 2, 3층도 다 이렇게 꽉 채운 가운데 뮤직비디오를 장시간 동안에 찍었다는 것 자체가.
◇ 정관용> 촬영을 했어요?
◆ 신동진> 네. ‘MBC프리덤’이라고 5년 전에도 파업가. 원래 이태원프리덤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저희가 개사해서 당시 사장 김재철 씨 나가라 이런 거 했는데 사장이 그동안 바뀌었잖아요. 그래서 개사해서 오늘 재차 또 한 거거든요. 해직자 분들도 다 오시고. 그래서 까만 선글라스 끼고 율동도 하고 저도 이제 피구대첩이라고 최근에 그런 게 알려졌는데 그래서 피구공도 던지는.
파업 50일을 맞은 언론노조 KBS·MBC 본부 노조원들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우리가 이긴다’ 공동파업 승리결의대회를 갖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 정관용> 피구대첩이 뭐예요?
◆ 신동진> (웃음) 약간 좀 민망한데. 2012년 저희가 170일 파업을 하고 한 1년 후에 아나운서국을 다시 돌아갔어요. 그리고 이제 분위기가 뒤숭숭하니까 아나운서국 차원에서 약간 화합의 체육대회를 열었는데 그 중의 게임 하나가 피구게임을 한 거예요. 저쪽에서 편성제작 본부장이 저에게 토스를 했는데 앞에 들어가 있는 사람을 제가 맞혀야 되는 거잖아요.
◇ 정관용> 맞혀서 속된 표현이지만 죽인다 그러죠. (웃음) 그래서 아웃시켜야죠.
◆ 신동진> 그중에 여러 사람이 있었는데 그중에 1명이 배현진 씨가 있었는데 사실 제가 딱히 배현진 씨를 일부러 타깃으로 삼았던 건 아니고 앞에 눈에 띄어서 배현진 씨를 굳이 피해서 다른 사람 맞힌다는 게 부자연스러워서 배현진 씨 다리를 그냥 살짝 맞혔어요. 그런데 순간 일순 좀 이상한 분위기, 어색한 분위기. 왜냐하면 그때 배현진 씨를 좀 사측이 보호하고 감싸는 이런 분위기였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신동진 아나운서는 170일 파업에도 앞장섰고.
◆ 신동진> 앞장섰다기보다는 평조합원으로 열심히 성실히 집회 참여를 했었죠.
◇ 정관용> 배현진 씨는 참여를 하려다가 또 안 하고.
◆ 신동진> 참여했다가 중간에 방송으로 복귀를 하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래서 논란이 있으니까 방송 복귀한 너 한 번 맞아봐라 이런 거 아니냐, 그런 거군요?
◆ 신동진> 제가 일부러 맞혔던 건 타깃을 했던 건 아닌데 그냥 게임 차원에서 맞혔는데 결과는 맞히고 나서 일주일 있다가 제가 또 부당전보가 난 거예요.
◇ 정관용> 어디로요?
◆ 신동진> 주조정실 MD로 발령이 또 났습니다.
◇ 정관용> 아나운서가?
◆ 신동진> 네. 그래서 정기 인사철도 아니고 저만 콕 찍어서 발령이 난 거예요, 아나운서 중에서. 그것도 저의 업무랑 전혀 상관성이 없고 또 아주 정말 엉뚱한 주조정실로, MD로 발령이 난 거죠. 그래서 그때는 전혀 그 사건하고 연결지어서 생각을 못 했는데 요즘에 보면 양치사건도 있고 이런 저런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일들이 하도 많이 벌어져서.
◇ 정관용> 그러니까 피구 때 그것 때문에 전보당했다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 신동진> 제가 그때 연합회장이라는 걸 했었거든요.
◇ 정관용> 어떤 연합?
◆ 신동진> 아나운서 연합회장. 그래서 약간 파업도 참여를 했었고 아나운서 연합회장으로서 약간 좀 불편한 긴장관계는 좀 있었죠.
◇ 정관용> 그래서 그랬겠죠. 설마 피구 때문에 그랬겠습니까?
◆ 신동진> 그건 뭐 당사자들이 얘기를 안 하니까. 그때 왜 부당전보 됐느냐, 당시 신동호 국장한테 제가 물어봤거든요. 그랬더니 아주 고압적으로 우리는 그런 거 알려주지 않는다고 그러더라고요.
◇ 정관용> 그때 주조종실로 발령나고 아나운서국으로 아직까지 못 돌아온 거 아니에요?
◆ 신동진> 주조종실에 그렇게 6개월 일을 하고 6개월 있다가 저는 뉴미디어뉴스국이라는 데로 발령이 났습니다. 그래서 지금 만 3년 동안 그곳에서 발령 나서 일을 하고 있죠.
◇ 정관용> TV 화면에서 거의 몇 년 못 본 것 같아서요.
◆ 신동진> 2012년 1월에 저희가 파업을 시작했으니까 그때부터 방송을 못 했죠. 6년 동안 방송을 못 했습니다. 사실 오늘 지금 그래서 많이 좀 떨리고 긴장이 되네요. (웃음)
◇ 정관용> (웃음) 엄경철 기자는 지금 파업뉴스 취재팀의 팀장을 맡고 있는데. 파업 중이지만 우리는 뉴스를 만들어 우리 나름으로 할 일을 하자, 이거죠? 그런데 이 뉴스팀에서 만든 뉴스가 좋은 기사상? 상도 막 타더라고요?
◆ 엄경철> 기자협회에서 주는 이달의 기자상, 그다음에 방송기자연합회에서 준 이달의 방송기자상을 연거푸 탔었습니다.
◇ 정관용> KBS에 방송 안 됐잖아요?
◆ 엄경철> 방송은 원래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 시절에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공작과 관련해서 거기에 아주 핵심 간부가 매일매일 청와대에 보고를 했다. 다시 말하면 댓글공작과 관련해서 청와대 개입, 청와대 연관이 최초로 확인되는 보도였거든요.
◇ 정관용> 맞습니다.
◆ 엄경철> 그런데 그걸 이제 KBS 보도국 내의 9시 뉴스에 발제를 하도록 했는데, 발제를 했었는데 거부당했습니다.
◇ 정관용> 언제요?
◆ 엄경철> 파업 한 달 전쯤에 발제를 했었고 중간에 계속 한 달여 동안 진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파업이 돼서 이걸 우리가 영상으로 만들고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게 대단한 파장을 불러와서 가령 타 방송사 SBS는 아예 톱으로 이 뉴스를 다뤘고요.
◇ 정관용> 제가 기억해요.
◆ 엄경철> 저희가 오전에 발표를 했는데 그날 저녁 발표를 하고 이후에 또 검찰과 국방부에서 자체적으로 개혁위나 조사를 꾸려서 거의 그때 진술을 했던 게, 증언을 했던 게 거의 사실로 드러나서.
◇ 정관용> 그 사이버사령부의 전직 간부였던 분을 KBS가 먼저 접촉해서 취재해서 기사를 썼던 거 아닙니까? 발제도 했었던 것이고. 그런데 제가 기억하는 게 그날 진짜 SBS 메인뉴스 톱에 그분을 딱 인터뷰를 내보내더라고요. 이건 언론사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아닙니까?
◆ 엄경철> 그래서 이 뉴스가 나가고 이 취재와 보도를 막았던 보도국장? 보도국장단에서 할 말이 없게 된 거죠. 그러니까 이른바 타사에서 톱으로 받고 또 이후에 각종 협회에서 기자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을 한 거거든요, 취재 가치가 높은 걸로. 현실로도 증명이 됐고요. 다시 말하면 얼마나 잘못된 저널리즘 가치관을 가지고 사안을 바라보는지를 적나라하게 들어준 사례였었습니다.
◇ 정관용> 이 파업뉴스 취재팀은 팀원이 몇 명입니까?
◆ 엄경철> 취재기자와 촬영기자 해서 한 20명 정도를 운영을 하고 있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그 파업에 동참한 기자는 훨씬 더 많잖아요.
◆ 엄경철> 훨씬 많습니다.
◇ 정관용> 그중에 이만큼만 딱 어떻게 뽑은 거예요?
◆ 엄경철> 따로 뽑지는 않았고요. 처음 출발은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을 했던 기자가 저에게 찾아와서 이걸 파업뉴스 타고 싶다고 출발을 했다가 하다 보니 지금 현재 언론장악 문제와 관련해서 과거에 청와대와 국정원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가 우리 사회의 큰 중심 관심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파업의 목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 이외에 KBS와 관련된 언론적폐를 좀 파헤쳐서 우리 파업 싸움의 정당성이라든가 시청자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그러한 뉴스들을 발굴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팀이 늘어나서 이렇게 됐었습니다.
◇ 정관용> 기존에 그쪽 담당하던 기자들 부르고 그러다 보니까.
◆ 엄경철> 그렇습니다. 주로 국정원, 검찰 출입을 했던 기자들을 부르고 또 그 이외에 관심 있는 기자들을 불렀는데 사실은 대단히 많은 기자들이 그동안 정상적인 취재나 보도를 하지 못해서 파업뉴스를 하고 싶어 하고. 또 같이 하는 동안에 대단한 열정이라든가 사명감 같은 걸 느껴서 향후에 좋은 저널리즘 환경이 되면 KBS가 좋은 취재와 보도를 해서 공적 서비스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모두 몇 건의 보도를 어떤 방식으로 하셨어요?
◆ 엄경철> 주로 지금까지 11건을 했고요. 최초로 했던 게 아까 말씀드린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공작이었고요. 그다음에 국정원의 KBS 장악문건 폭로, 그다음에 국정원의 비자금 창구 폭로, 그다음에 KBS 내부의 이사진의 법인카드 폭로.
◇ 정관용> 저희도 다뤘어요. 애견카페 유명하신 분.
◆ 엄경철> 그분, 그 이외에도 사실은 있습니다.
◇ 정관용> 또 있어요?
◆ 엄경철> 지금 감사원에서 사실 감사를 진행 중입니다. KBS에 파견 와서 그 건이 폭로가 되면서 가령 해외 출장을 가서 법인카드로 메이저리그 야구를 관람한 사례. 또 뮤지컬을 관람한 사례. 또 국내에서 전자제품을 산 사례라든가.
◇ 정관용> 다 강 모 이사, 같은 분?
◆ 엄경철> 아닙니다.
◇ 정관용> 다른 분입니까?
◆ 엄경철> 밝힐 수는 없고요. 왜냐하면 그것 관련해서는 감사원이 목적과 적절성을 발표를 해야 되기 때문에. 이사진의 그런 잘못된 사용이 좀 있었습니다.
◇ 정관용> 아까 취재기자하고 방송기자 합해서 한 20명이라고 그랬잖아요. 방송기자는 카메라 들고 뛰어가야 되잖아요. 방송국 카메라 쓸 수 있어요?
◆ 엄경철> 없습니다.
◇ 정관용> 그럼 무슨 카메라로 찍어요?
◆ 엄경철> 카메라를 빌렸습니다. 없는 돈에 카메라 빌리고.
◇ 정관용> 노조 돈으로?
◆ 엄경철> 노조 돈을 빌리고 또는 아는 분에게 떼써서 좀 달라 그러고 편집기도 빌렸고요. 그다음에 자막이라든가 그래픽 관련해서는 외부의 제작팀에게 과거에 좀 알았던. 이제 돈이 없다 그래서 싼값에 그래픽을 만들어서 영상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 정관용> 회사 안의 그 많은 기자재 그대로 다 두고? 못 쓰니까, 그렇죠?
◆ 엄경철> 그래서 기자들이 자기 사비를 들여서 하기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 정관용> MBC는 파업뉴스팀 없어요?
◆ 신동진> 저희도 많이 있죠.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는 좀 더 세련되고 좀 즐겁게, 보는 분들이 좀 더 많이 즐겁게 보실 수 있게. 그러면서 소식과 정보는 다 그 안에 담을 수 있게 마봉춘 세탁소라는 것도 있고요.
◇ 정관용> 마봉춘 세탁소.
◆ 신동진> 그러니까 마봉춘이 MBC의 약자잖아요. 기존에 지저분했던 거 다 빨래하고 새롭게 거듭나자. 그래서 영상물도 제작하고 그리고 또 이런저런 발 빠른 소식도 전하는 그런 팀들도 있고요. 다양하게 많습니다.
(좌) KBS 엄경철 파업뉴스취재팀장 (우) MBC 신동진 아나운서. (사진=시사자키 제공)
◇ 정관용> 은근히 KBS, MBC 두 곳에서 한 분씩 모셨더니 경쟁이 붙었는지 저희는 시청자들이 더 좀 세련되게 볼 수 있게 이렇게 만들고 있습니다, 은근히 자랑도 하시는데요, MBC에서는? (웃음) 엄경철 기자 가만히 있으렵니까?
◆ 엄경철> 아니, 저희 입장에서는 사실 MBC는 거의 길목, 고비를 넘겨서 해결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는데 저희는 아직 진통 중이거든요. 보셨겠지만 오늘 중요한 뉴스가 하나 터져서 이건 꼭 제가 언급을 하고 싶은. 오늘 국정원 개혁위에서 발표한 보도 내용인데요. 그러니까 2009년의 일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개입했다는 걸 조선일보가 보도를 했었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 엄경철> 2009년 5월에. 그런데 국정원이 이 보도가 타사에 전파, 확산되지 못하도록 국정원 요원이 KBS 보도국장을 만나서 불보도,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협조요청을 하면서 돈을 200만 원을 줬다라는 내용을 공개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걸 국정원에서 밝혀낸 거죠?
◆ 엄경철> 오늘 국정원 개혁위에서 발표를 했는데.
◇ 정관용> 200만 원 준 결재 서류 같은 게 나온 모양이군요.
◆ 엄경철> 일단 당시 보도국장이 현재 고대영 KBS 사장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또 취재를 해 봤습니다, 직접. 그랬더니 증거가 뭐냐 그랬더니 자료가 있다. 예산신청서.
◇ 정관용> 국정원 내에서.
◆ 엄경철> 예산신청서, 집행내역서, 그다음에 국정원 요원의 진술. 이건 표현에 의하면 빼도 박도 못 한다. 그래서 수요일이나 목요일쯤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고 뇌물수수죄로 고대영 사장을 수사 의뢰할 예정이다.
◇ 정관용> 이건 공소시효 아직 남았습니까?
◆ 엄경철> 네. 궁극적으로 사장 퇴진 이후에 좀 더 좋은 저널리즘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고대영 사장 퇴진의 어떤 큰 고비가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보여집니다.
◇ 정관용> MBC, KBS 파업 50일 그리고 이제 정상화. 많은 분들이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에서는 분명히 이런 시각이 있어요. 매번 정권 바뀔 때마다 저러지 않았느냐. 이번에는 또 이상한 방송 하지 말라는 법이 뭐가 있느냐, 이제 반대 쪽에서 보면. 이런 우려들, 시각에 대해서는 뭐라고들 답변하시겠습니까?
◆ 신동진> 저희 MBC 같은 경우는 특히 좀 민주정권이라고 하는 그런 정권이 들어설 때는 외부 압력이 있다거나 어떤 공권력이 동원된다거나, 최근에 국정원 말도 안 되는 와해공작 문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그런 걸 저희 내부 직원들은 거의 피부로 느끼지를 못했습니다.
굉장히 제작 자율성이라든가 회사 분위기가 또 굉장히 평화로웠고 그 안에서 어떤 발언을 해도 이런 건 좀 너무 심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발언에 대해서도 굉장히 자유롭게. 게시판도 그렇고요. 그런데 최근 MB정권 해서 10년 동안 회사 게시판이 거의 유명무실할 정도로 게시판에 회사 내부 비판하는 그런 글이 올라가면 바로 징계, 타 부서 전보. 그러니까 겁나서 회사 게시판에 그런 글을 올리지 못하고 있고요.
◇ 정관용> 언로가 막혀버린 거군요.
◆ 신동진> 언로가 막혀버리고 그리고 이제 PD수첩이라든가 제작, 시사문제. 시사, 교양, 뉴스, 이런 정권 비판적인 이러한 뉴스를 전혀 못 하게, 그러한 성향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아예 제작에서 배제시킨다거나. 최근 10년 동안에 보수정권이 들어섰을 때의 문제였거든요. 그래서 어느 한편에 저희가 정치권에 서 있는 건 아니고요. 어쨌든 지난 보수정권은 굉장히 정말 극악무도한 그런 만행들을 많이 저질렀고요.
◇ 정관용> 그런 비정상을 정상화할 것이다, 그런 말씀으로 듣고. 엄경철 기자, 마지막으로.
◆ 엄경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환경에서도 저널리즘 취재 보도를 하면서 실수를 하고 또는 잘못된 행위를 할 수 있겠지만 저희는 상대적 차이가 절대적 차이라고 봅니다. 가령 저희 과거에 노무현 정부 시절의 언론자유의 환경 그리고 당시에는 저희 보도국에서 청와대를 비판하는 보도를 여러 차례 한 사례가 있습니다.
동시에 당시에 여러 가지 지표상으로 가장 좋은 방송을 했던 사례로 기억되는 게 많이 있고요. 억압적인 환경에서 자율성이 제약되는 환경에서 피해는 시청자들이 입기 때문에 가령 과거에 세월호라든가 여러 가지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사건에 대해서 거의 취재가 제약되는 게 너무너무 많았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분명히 타개해 나가면서 앞으로 좋은 보도로 얼마든지 저희가 증명할 수 있다고 보여집니다.
◆ 신동진> 저희는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를 청산하고 다시 공영방송이 본연의 그런 분위기로 가면 제작 자율성에 대해서 일체 관여를 하지 않겠다, 이런 공언도 하셨기 때문에.
◇ 정관용> 또 만약 관여하려 들면 바로 고발하면 되죠. 그렇지 않습니까? 이제 못 하게 못 할 거 아닙니까?
◆ 신동진> 저희야 문재인 정권의 잘못된 점이 있으면 과감히 파헤치고 언제든지 비판을 할 거고요.
◇ 정관용> 사실 조금 아까 얘기 나왔던 신동진 아나운서가 벌써 6년 동안이나 TV 화면에 얼굴을 못 비추게 된 과정, 엄경철 기자가 소개했습니다마는 유수의 특정 상을 타는 보도들 같은 것을 못 하게 했던 간부진들의 모습, 그런 것들이 사실은 오늘날 이 파업을 만들게 된 배경이라는 건 우리 청취자분들도 다들 알고 계시니까요. 조금 더 힘내셔서 두 방송이 정말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상화를 잘 좀 이끌어가주시기를 부탁을 드리겠고 그 후에는 정말 정권에 대한 감시견으로서 언론의 본연의 역할과 사명을 잘 좀 해 주시기를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 신동진> 이제 끝인가요?
◇ 정관용> 네.
◆ 신동진> 준비된 걸 절반도 못 했는데 아쉽습니다.
◇ 정관용> (웃음) 파업 빨리 끝나면 더 안 모시고 조금 더 가면 한 번 더 모실게요.
◆ 신동진> 알겠습니다.
◇ 정관용> 두 분 오늘 고맙습니다.
◆ 신동진> 한 말씀만 더 드려도 될까요?
◇ 정관용> 5초만.
◆ 신동진> 5초만? 저희가 5년 전 170일 파업으로 많은 구성원들이 트라우마가 있었습니다. 이번 이기는 파업으로 KBS도 마찬가지고요. 그 트라우마에서 극복하고 좋은 방송으로 국민 여러분께 인사 드렸으면 좋겠습니다.
◇ 정관용> 감사합니다. MBC 신동진 아나운서, KBS 엄경철 파업뉴스 취재팀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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