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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관계 비 온 뒤 땅처럼 더 굳어질까?…급속 관계 회복 기대

아시아/호주

    한·중 관계 비 온 뒤 땅처럼 더 굳어질까?…급속 관계 회복 기대

    • 2017-10-31 13:13

    시 주석 신형 국제 관계, 1인체제 전환, 트럼프 방중 등 고려 관계 회복 나선 듯, 양국 관계 급속 회복 예고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권 2기 출범과 동시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로 불거진 한중 갈등의 해결을 선택하면서 한·중 관계가 사드 이전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중 양국 관계에 커다란 걸림돌인 사드 문제가 돌파구를 찾으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도로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 시진핑 집권2기 출범과 동시에 한국과 관계개선 택한 이유?

    시 주석이 집권2기 들어 한국과 관계 개선에 속도를 낸 데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자신이 19차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천명한 ‘신형 국제 관계’라는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형 국제 관계'의 핵심은 '상호존중, 공평정의, 합작공영'으로 약육강식,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던 기존 외교의 틀에서 벗어나 큰 국가나 작은 국가나 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평등하게 대하겠다는 중국 특유의 외교 전략을 뜻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으로 세계 외교무대에서 생긴 리더십을 시 주석의 중국이 대신하겠다는 '마스터 플랜'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갈등상태를 유지해 미국·일본과 한 편으로 몰아내는 것은 시 주석의 '신형 국제 관계'적 시각에서 보면 있어서는 안되는 상황인 셈이다.

    시진핑 집권2기의 권력구도가 시 주석 1인체제로 순조롭게 전환되면서 더 이상 내부 단속을 위한 한국과의 긴장유지가 필요 없어졌다는 이유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으로서는 치열한 국내 권력다툼 속에서 자칫 한국과 미국에 외교적으로 밀리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질 경우 닥칠 정치적 후폭풍 때문에 더욱 강경한 자세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11월 초에 있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사드 문제를 신속히 해결 해야할 이유 중 하나였다.

    북핵과 무역 등 민감한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사드 문제가 지속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칫 꼬투리 잡힐 빌미를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사드 갈등 해결은 선행돼야할 과제였다.

    ◇ 한중관계 개선에 나선 중국 가장 큰 이유는 '실리'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중관계 복원이 중국에게 가져다 줄 정치·경제적 이익이 중국으로 하여금 발빠르게 관계 개선에 나서게 했다는 설명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과 중국은 사드 추가 배치를 검토하지 않고,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불참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합의했다.

    중국으로서는 사드 철수를 제외한 사드와 관련해 얻어낼 수 있는 모든 것을 얻어냈다고 봐도 무방한 결과다.

    어차피 한반도에 배치된 사드를 철수시킨다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을 고려한다면 중국 입장에서는 더 이상 양국 긴장관계를 끌고 나갈 필요성이 없어진 셈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중국 역시 사드 갈등을 끝내야 되는 시점이 왔다고 보고 있었지만 적절한 명분을 찾지 못해 계속 시간을 끌어온 측면이 있다"며 이번 한중간의 합의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을 내놨다.

    무엇보다 한중 관계의 갈등이 지속되면서 중국 역시 경제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대표적인 사드 보복 중 하나였던 롯데마트의 영업정지로 수 천명의 중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으며, 3조원 가까이 투입된 선양 롯데월드 사업은 무산위기까지 나돌고 있다.

    지난 1~7월 한국의 대중국 직접투자는 17억5천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7% 가량이나 급감하기도 했다.

    ◇ 한중관계 '비온 뒤 더 굳은 땅' 될까

    한중 간의 큰 걸림돌인 사드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냉각됐던 한중관계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 문제만 사라진다면 양국의 가장 당면과제인 북핵 문제에 있어서 협력의 여지가 많은 것도 호재다.

    한중 양국은 31일 발표한 합의문에서 “양측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차 확인하였으며, 모든 외교적 수단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재천명했다“며 북핵공조를 제일 먼저 언급했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이날 베이징 외교부에서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한중 6자회담 수석대표를 만나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 주석이 집권2기 들어 제일 먼저 내놓은 외교 성과라는 점에서 정치, 경제, 문화 등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 각 분야로 급속도로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는 이번 합의에 대해 "사드 갈등은 당초부터 감정적으로 뿌리 깊은 문제는 아니었다"며 "양국 최고위급의 의지가 반영된 합의로 인해 한중관계는 급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한반도연구센터 연구원은 이번 사드 합의문 발표에 대해 "사드 문제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해결하는 것은 양국이 모두 희망하던 것으로 문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한중관계를 적극적으로 추진했고, 중국 역시 19차 당대회 이후 한중관계를 중요시했던 결과"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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