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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궂은 ML 오버랩?' 나가려는 손아섭, 돌아오는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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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얄궂은 ML 오버랩?' 나가려는 손아섭, 돌아오는 김현수

    '아섭아, 너는 성공해다오' 올 시즌 이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롯데 손아섭(왼쪽)과 메이저리그 2년을 마치고 국내 복귀를 검토 중인 필라델피아 김현수.(사진=롯데, 노컷뉴스DB)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코너 외야수 29살 동갑내기의 운명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1명은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고, 또 다른 1명은 KBO 리그 복귀를 검토 중이다.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손아섭과 김현수다. 손아섭은 롯데에서, 김현수는 MLB 필라델피아에서 FA 자격을 얻는다. 내년 KBO 리그의 판도를 좌우할 변수로 꼽히는 선수들이다.

    둘의 행보는 상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손아섭은 2년 전의 아픔을 딛고 다시금 MLB 도전을 노리고 있다. 반면 김현수는 MLB의 냉정한 현실을 겪은 뒤 국내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다.

    ▲'2년 전 실패' 손아섭, 이번엔 ML 간다

    일단 손아섭은 MLB의 관심은 확인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MLB 사무국으로부터 손아섭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소 1개 구단 이상이 손아섭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2년 전 손아섭은 MLB 도전에 시련을 겪은 바 있다. 2015시즌 뒤 해외 진출 자격을 얻은 손아섭은 MLB 진출에 나섰지만 포스팅(비공개경쟁입찰)에서 응찰 구단이 없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손아섭은 "(결과를) 듣는 순간 너무 허무했다"고 허탈한 소회를 드러냈다.

    하지만 2년 동안 절치부심했다. 지난해 전 경기 출장에 타율 3할2푼3리 16홈런 81타점에 득점(118개)과 도루(42개) 2위에 올랐다. 올해는 안타왕(193개)에 등극했고, 득점 2위(113개)에 생애 첫 20홈런-20도루(25개)까지 기록했다.

    올 시즌 데뷔 첫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롯데 손아섭.(사진=롯데)

     

    손아섭은 향후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롯데 잔류를 비롯해 선택의 폭이 많지만 야구계에서는 손아섭이 MLB 진출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년 30살, 전성기에 접어들 나이인 데다 1~2년 뒤에 국내 복귀해도 정상급 타자로서 대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손아섭에 대해 아오키 노리치카(뉴욕 메츠)와 비슷한 스타일로 평가하고 있다. 아오키는 일본을 대표하는 교타자 외야수로 2012년 MLB에 진출해 통산 758경기 타율 2할8푼5리 33홈런 219타점 377득점 98도루를 기록했다.

    다만 아오키는 올해 휴스턴과 토론토, 메츠 등 3개 팀에서 뛰었다. MLB 진출 뒤 아오키는 밀워키, 캔자스시티, 샌프란시스코, 시애틀에 몸담았다. 올해는 완전히 '저니맨'의 이미지가 굳어진 상황. 홈런이 대세인 MLB에서 손아섭의 도전이 성공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ML 쓴맛' 김현수 "KBO 복귀? 생각해보겠다"

    이런 상황에서 김현수는 국내 복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MLB 2년의 녹록치 않았던 경험을 한 김현수다. 손아섭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될 만한 선배다. 동시에 손아섭의 MLB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김현수다. MLB 구단들이 김현수의 사례를 참고해 손아섭의 계약 조건을 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현수는 2015시즌 뒤 FA로 풀려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약 82억 원) 계약을 맺었다.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는 계약이었다. 당시는 나름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평가였다.

    다만 이게 김현수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시범경기 이후 마이너리그 강등을 종용한 구단에 맞선 김현수는 댄 듀켓 당시 단장과 벅 쇼월터 감독의 눈 밖에 나면서 고전했다. 지난해는 그래도 플래툰시스템 속에도 95경기 타율 3할2리(305타수 92안타) 6홈런 22타점 36득점을 기록했다.

    '마음이 무겁네요'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활약한 외야수 김현수가 지난달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는 모습.(사진=이한형 기자)

     

    그러나 올해도 이어진 제한된 출장에 감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볼티모어에서 56경기 타율 2할3푼2리 1홈런 10타점 11득점에 그친 뒤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됐다. 이후에도 40경기 타율 2할3푼 4타점 9득점으로 부진했다.

    FA가 된 김현수는 현실적으로 MLB에서는 빅리거 보장이 힘들다. 마이너리그에서 빅리그 승격을 노려야 할 스플릿 계약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김현수가 지난달 19일 귀국 회견에서 "미국 잔류에 대한 마음은 크지만 의지만으로는 안 되는 것 같다"면서 "국내 구단의 좋은 제의가 온다면 에이전트와 상의하고 생각해보겠다"고 말한 이유다.

    김현수가 국내로 복귀한다면 4년 100억 원 정도의 조건이 가능하다. 타율 3할은 기본에 홈 구장에 따라 30홈런, 100타점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이를 마다하고 김현수가 마이너리그의 눈물 젖은 빵을 먹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MLB로 향하려는 손아섭과 이를 뒤로 하고 KBO 복귀를 목하 고심 중인 김현수. 물론 둘 모두 KBO 리그에서 뛴다면 소속팀에는 엄청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과연 MLB를 놓고 둘의 운명이 엇갈린 모양새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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