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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부터 설경구까지…영평상 수상자들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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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준호부터 설경구까지…영평상 수상자들 '말말말'

    내홍 끝에 치러진 제37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제37회 영평상)이 막을 내렸다. '남한산성'은 4관왕에 올랐고,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박열' 등이 2관왕으로
    그 뒤를 이었다.

    수상작과 수상자는 상업영화 위주로 정해졌지만 소수자 이야기를 다룬 영화 두 편이 독립영화 지원상에 선정되기도 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배우 박서준과 최희서. (사진=룟데엔터테인먼트, 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남녀신인상은 '청년경찰'의 배우 박서준과 '박열'의 최희서가 가져갔다. 두 사람은 이미 올해 대종상 영화제에서도 나란히 신인남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최희서는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 더 서울 어워즈에서도 신인상을 수상했기 때문에 '박열'의 가네코 후미코 역으로 4관왕에 올랐다.

    최희서는 "요즘 연이은 수상으로 기분이 어떠냐고 많이들 물어봐주시는데, 기쁘고 설레는 마음도 있지만 연기자로 인정받은 게 가장 행복한 것 같다"면서 "이런 인정받음 이후 더 높은 산이 기다리고 있어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이 두려움을 받아들이면서 매 순간 열심히 연기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화 '범죄도시'의 강윤성 감독은 중년의 나이에 입봉했지만 신인감독상을 거머쥐었다. 추석 연휴에 개봉해 지금까지 박스오피스를 지키고 있는 '범죄도시'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인 한국 영화 중 역대 흥행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강윤성 감독은 "데뷔하기까지 기간이 길었고, 나이가 꽤 먹었다. 17년 정도 데뷔 준비를 하면서 영화 한 편만 꼭 했으면 좋겠다는 꿈을 가지고 살았다. '범죄도시'는 작게
    시작한 영화라 다들 너무 열심히 노력했다. 막상 영화를 개봉한 후, 많이 사랑받고 상까지 받아서 너무 영광"이라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영화 플랫폼에 화두를 던진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는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했다. 해외 스케줄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봉 감독은 대리 수상자를 통해 소상 소감을 전달했다.

    봉 감독은 "'옥자'는 올 한 해,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영화였다. 칸에서는 프랑스 극장과, 한국에서는 멀티플렉스 극장과 이런 저런 논쟁 및 논란에 휩싸였다. 나는 논란을 원한 적이 없으며 그저 '옥자'의 팔자려니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플랫폼 논쟁과 무관하게 자신의 역할이 영화를 만드는 '감독'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극장의 미래, 스트리밍의 미래, 디지털 시대의 영화, 이런 것에 관심이 없다. 그것은 배급사와 영화 정책 만드는 분들이 고민해달라. 나는 그저 '옥자'가 하품할 때 이빨이 몇 개 보여야 하는지, 미자가 돌진할 때 카메라가 몇 번 돌아야 하는지 고민할 뿐"이라며 "나는 스토리텔러로 이미지나 사운드에 싸여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오늘의 기쁨으로 '옥자' 또한 한 편의 영화로 긴 시간의 바다를 헤쳐나가길 바란다"고 국내외를 뜨겁게 달궜던 '옥자' 플랫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외국인 수상자도 있었다. 영화 '남한산성'의 음악을 담당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음악상'을 수상했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류이치 사카모토는 대리수상자를 통해 수상 소감을 전해왔다.

    그는 "처음 함께 작업한 한국 영화이고, 존경심과 친밀함을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저로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표현하기 어려운 역할을 해낸 배우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직접 참석하지 못해 아쉽고, 앞으로도 한국영화와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고 한국 영화와의 인연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독립영화지원상은 성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들의 연대를 다룬 영화들이 공동 수상했다. 영화 '꿈의 제인'과 다큐멘터리 영화 '불온한 당신'이 그 주인공이다. '꿈의 제인' 조현훈 감독은 사회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가출청소년들의 불행한 일상을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그려냈다. '불온한 당신'의 이영 감독은 성소수자, 세월호 유가족 등 사회적 약자에게 향하는 폭력을 고발하며 연대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배우 설경구와 나문희. (사진=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배우 설경구와 나문희가 거머쥐었다. 설경구는 올 한 해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로 중견 남성 배우의 전형적인 캐릭터를 탈피하면서 배우로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설경구는 "'불한당원'이 곳곳에 계셔서 많은 힘을 주고 계시다. 올 한 해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았던 것 같다. '불한당' 만나기 몇년 전까지 영화하면서 욕을 많이 먹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이상하게 설레더라"면서 "오늘은 어떤 친구들이 어떤 앵글을 만들어나갈까 걱정과 설렘이 얽혀 촬영장에 갔다. 앞으로도 이런 설레는 영화, 캐릭터를 하고 싶다. 공간이 되고, 장소가 되고, 시간이 되는 얼굴과 몸으로 계속 열심히 하겠다"고 행복한 심경을 전했다.

    '노장의 힘'을 보여준 나문희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서 일본군 '위안부'였던 과거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도깨비 민원 할머니 나옥분 역을 맡아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는 연기를 펼쳤다.

    나문희는 "너무 감사하다. 칭찬을 받으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 영평상에서 공로상이 아닌 여우주연상을 받아 너무 감개무량하다"면서 "여우주연상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이 나이에 나름 학구적으로, 진실을 더 많이 들여다보면서 노인들과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희망이 될 수 있는 그런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대종상 영화제를 비롯, 영화 관련 시상식에서 유달리 상복이 없었던 영화 '남한산성'은 영평상에서만큼은 다관왕의 기쁨을 누렸다. 음악상(류이치 사카모토), 촬영상(김지용 촬영감독), 감독상(황동혁 감독)에 시상식의 꽃이라고 할 수있는 작품상(싸이런 픽쳐스 김지연 대표)까지 휩쓸었다.

    '남한산성' 원작자인 김훈 작가의 딸이기도 한 김지연 대표는 "많은 영화들이 그렇지만, 이 영화도 처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던 시점부터 지금까지 오랜 길을 걸어왔다. 영화로 만들어지기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기간이 있었는데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며 "멋진 영화를 만들게끔 해주신 황동혁 감독님과 처음 시나리오를 건넸을 때 쉽지 않았을 선택이었을 배우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추운 겨울에 한 컷 공들여 찍을 수 있게 해준 스태프들에게 이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제37회 영평상="" 부문별="" 수상자(작)="" 명단="">

    ▲ 최우수작품상: '남한산성'
    ▲ 감독상: 황동혁('남한산성')
    ▲ 공로영화인상: 전조명
    ▲ 각본상: 황성구('박열')
    ▲ 남우주연상: 설경구('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 여우주연상: 나문희('아이 캔 스피크')
    ▲ 남우조연상: 유해진('택시운전사')
    ▲ 여우조연상: 전혜진('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
    ▲ 신인여우상: 최희서('박열')
    ▲ 신인남우상: 박서준('청년경찰')
    ▲ 신인감독상: 강윤성('범죄도시')
    ▲ 촬영상: 김지용('남한산성')
    ▲ 기술상: 이후경('군함도')
    ▲ 음악상: 류이치 사카모토('남한산성')
    ▲ 국제비평가연맹한국본부상: 봉준호('옥자')
    ▲ 신인평론상: 최재훈·남유랑
    ▲ 독립영화지원상: 이영('불온한 당신')·조현훈('꿈의 제인')
    ▲ 한국영화평론가협회(이하 영평) 선정 10대 영화(영평 10선): '택시운전사'·'남한산성'·'박열'·'아이 캔 스피크'·'군함도'·'범죄도시'·'밤의 해변에서 혼자'·'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미씽 : 사라진 여자'·'청년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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