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보다 승리' 오리온 에드워즈(14번)가 5일 삼성과 원정에서 이관희, 라틀리프의 이중 수비를 더블클러치로 무력화하며 환상적인 슛을 넣고 있다.(잠실=KBL)
서울 삼성의 철인 리카르도 라틀리프(28 · 199cm)가 미국 프로농구(NBA) 기록을 넘어섰다. 그러나 고양 오리온 저스틴 에드워즈(25 · 186cm)의 화려한 원맨쇼에 빛을 잃었다.
라틀리프는 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오리온과 홈 경기에서 연장까지 43분여를 뛰며 14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54경기 연속 더블더블(득점 리바운드 도움 블록슛 가로채기 중 2개 부문 두 자릿수 기록)을 작성했다.
케빈 러브(클리블랜드)가 2010-2011시즌 미네소타 시절 NBA 연속 기록인 53경기를 넘은 대기록이다. 라틀리프는 지난 시즌까지 로드 벤슨(DB)이 기록한 32경기의 KBL 기록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하지만 경기에서는 오리온의 새 외인 에드워즈가 웃었다. 단신 외인 드워릭 스펜서를 대체한 에드워즈는 지난달 29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서 데뷔해 3경기에서 평균 14점 3.7리바운드 5도움 1.3가로채기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에서 대폭발했다.
에드워즈는 이날 34분42초만 뛰고도 무려 41점(7리바운드)을 쏟아부으며 연장 혈투의 일등공신이 됐다. 무엇보다 승부처 활약이 빛났다. 2쿼터 처음 코트에 들어선 에드워즈는 6점으로 몸을 푼 뒤 3쿼터 7점, 4쿼터 13점을 넣더니 5분 연장에서는 15점을 쓸어담았다.
오리온은 5승째(14패)를 올리며 이날 원주 DB에 진 8위 창원 LG(7승11패)를 2.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DB는 13승5패로 서울 SK, 전주 KCC와 공동 1위에 올랐다. 3연승이 무산된 삼성은 10승9패로 6위 현대모비스(9승9패)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빛바랜 대기록' 삼성 라틀리프가 5일 오리온과 홈 경기에서 리바운드를 잡아내고 있다.(잠실=KBL)
치열한 접전이었다. 오리온은 전반을 43-37로 앞섰지만 삼성이 후반 거세게 반격했다. 3쿼터에만 10점을 넣은 마커스 커밍스(12점)알 앞세운 삼성이 2점 차까지 추격했다. 4쿼터에는 김동욱이 잇따라 3점슛을 터뜨리며 9점을 집중해 무섭게 따라붙었다.
오리온은 4쿼터 중반 센터 버논 맥클린(18점 5리바운드 4도움)이 왼 무릎 통증으로 물러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게 전화위복이 됐다. 대신 들어간 에드워즈가 4쿼터에만 13점을 몰아넣으며 삼성과 시소 게임을 펼쳤다. 에드워즈는 특히 종료 20초 전 83-83 천금의 동점을 만들었다.
삼성도 기회는 있었다. 마지막 공격에서 파울만 얻어도 자유투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상민 감독이 부른 작전 타임 뒤 공격에서 드리블이 서툰 문태영이 김동욱과 2 대 2 공격을 시도하다 공을 흘리면서 공겨 자체가 무산됐다.
그러자 에드워즈의 고삐가 풀렸다. 삼성은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이동엽과 이관희로 맞섰지만 에드워즈는 현란한 돌파로 수비를 농락시켰다. 2 대 2 공격을 통해 라틀리프마저 잇따라 제치며 연장에서만 15점을 쏟아부었다.
삼성은 김동욱의 3점포와 이관희의 레이업슛으로 99-100까지 쫓았지만 마지막 공격에서 이관희의 3점슛이 림을 외면해 분루를 삼켰다. 라틀리프는 연장에서 5반칙을 당하면서 팀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