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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손 이구 아내 '줄리아 리' 별세

문화 일반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손 이구 아내 '줄리아 리' 별세

    이구, 줄리아 리. (사진=국립고궁박물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태손 이구(李玖·1931∼2005)의 아내 줄리아 리(본명 줄리아 멀록)가 지난달 26일 미국 하와이의 할레나니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향년 94세

    6일 <중앙일보>는 이구의 삼종질(9촌 조카)인 이남주 전 성심여대 음악과 교수의 말을 빌려, 줄리아리의 별세 소식을 보도했다.

    이 교수는 "(줄리아 리가) 손전화도 못 쓸 정도로 거동이 불편해 누워만 있다가 쓸쓸하게 눈을 감았다"고 했다. 줄리아 리의 임종은 낙선재 시절 입양한 이은숙(지나 리)씨가 지켰다.

    독일계 미국인인 줄리아 리는 1950년대 후반 미국 뉴욕의 세계적인 건축가 이오 밍 페이(I.M.Pei)의 사무실에서 이구 씨와 만나 결혼했다.

    (사진 출처 = 두산백과, http://www.doopedia.co.kr)

     

    두 사람은 1963년 한국에 들어와 창덕궁 낙선재에서 머물렀다.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이국땅에 정착했지만, 삶은 평탄치 않았다.

    엄격한 궁궐 생활을 줄리아 리가 견디기 힘들어했다. 심지어 파란 눈의 외국인 며느리를 탐탁지 않게 여긴 종친회는 후사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혼을 종용했다.

    결국 부부는 별거 상태에서 1982년 이혼했다. 이구는 일본으로 떠났고, 줄리아 리는 한국에서 '줄리아 숍'이라는 의상실을 운영하며 홀로 지내다 1995년 미국 하와이에 정착했다.

    줄리아 리는 2000년 9월 한국에 잠시 들어와 그동안 간직해 왔던 조선 왕가의 유물과 사진 450여 점을 덕수궁박물관에 전달했고, 이는 '줄리아의 마지막 편지'라는 방송 다큐멘터리로 제작, 방영되기도 했다.

    줄리아 리는 전 남편을 만나고 싶어했으나 그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05년 7월 16일 일본에서 숨진 채 발견된 뒤 서울에서 치러진 전 남편 이구의 장례식에도 줄리아 리는 정식으로 초대받지 못했다. 그저 종묘 맞은 편 세운상가 쪽에서 영결식 뒤 열린 노제를 지켜봤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파란만장한 역사의 소용돌이속에 버려진 한사람의 운명이란게 얼마나 가혹한것인지...고히 영면하시길.(no_f****) "영화로 만들면 좋겠네요. 줄리아의 순수한 사랑이 너무 안타깝네요."(bmin****) 등 고인의 기구한 삶을 안타까워하며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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