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이 먼저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대통령 전용 KTX에서 열린 한국체육기자연맹 부장단과 간담회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52일 앞두고 대회를 보도할 체육언론인 및 시민들과 강원도를 찾았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언론과 국민들의 전폭적인 성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오전 서울역에서 KTX 산천 대통령 전용열차를 통해 한국체육기자연맹 소속 체육부장단 및 시민 20명과 함께 강원도 강릉역으로 향했다. 시민들과 오찬을 함께 한 문 대통령은 이후 체육부장단과 간담회에서 평창올림픽과 관련한 이슈를 다뤘다.
지난 1979년 대통령 전용열차가 운행된 이후 일반 시민들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명은 평창동계올림픽 티켓을 사전 구매한 시민들이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체육부장단과 간담회에서 "KTX 개통 전에 대통령과 체육부장단이 함께 시승하면서 열차 안에서 간담회를 하는 것이 아마 사상 처음일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쉽게 깨지지 않을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목표는 딱 하나"라면서 "평창올림픽을 언론에서 잘 홍보하고 붐업해서 성공하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인내심을 갖고 북한의 참여를 기다리겠다"면서 "북한이 참가하면 동북아 지역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방중을 계기로 중국민들의 평창올림픽 참여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문 대통령과 체육부장단의 일문일답.
-평화올림픽이 되기 위해 북한의 참여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대화나 접촉이 진행 중인지. 북한의 의사 표현이 없더라도 끝까지 기다릴 것인가.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기를 바란다. 북한의 참가에 관해 국제올림픽위원회, 패럴림픽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양 위원회가 북한 참가를 지속적으로 권유하고 있으며 북한의 참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북한이 참가하더라도 확약하는 것은 거의 마지막 순간이 될 것이라고 본다. 그때까지 계속 설득하고 권유할 계획이다. 정부도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
- 많은 사람들이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단지 메달을 많이 따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만이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는 아니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은 어떤 것인가.
▲그래도 저는 우리 선수단이 좋은 성적 올리고 메달을 많이 따기를 바란다. 그렇게 되면 국민들께도 큰 힘이 될 것이고 땀 흘린 선수들에게도 제대로 된 보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적으로 볼 때 이번 올림픽이 첫째로 국민들의 축제가 됐으면 한다. 우리 국민들은 최근 어려운 시기를 거쳤다. 평창올림픽이국민들의 어려웠던 기간들을 치유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번째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한국체육기자연맹 소속 언론사 부장단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체육기자연맹)
-스포츠를 좋아하신다고 들었는데 동계올림픽 종목 중 직접 경험해 보신 종목이 있는지. 또는 좋아하는 종목이나 좋아하는 선수는?
▲저는 스포츠를 그냥 두루 다 좋아하는데 동계스포츠와는 인연이 없었다. 부산에서 자랐기 때문에 스케이트, 스키를 직접 보진 못했다. 직접 본 것은 다 자란 이후 서울에 올라온 뒤였다. 동계스포츠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그러나 보는 것은 정말 좋아한다. 우리에게는 까마득한 종목으로 보였는데 쇼트트랙부터 성적을 내기 시작하고 드디어 세계를 석권했다. 나아가 이제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냈고 김연아 선수가 피겨 종목에서 우리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종목에서 세계를 제패했다. 동계스포츠가 국민들에게 큰 위안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출전하는 선수들 가운데서도 빙속 단거리 이상화, 매스스타트 이승훈, 김보름 선수가 있고 쇼트트랙에서도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저로서는 특정한 분보다 국가대표로 나서는 선수들 모두에게 기대를 걸고 격려를 보내고 싶다.
-2022년에는 베이징에서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중국도 동계올림픽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초반에는 중국인들이 평창으로도 많이 올 듯했는데 최근에는 매우 소극적으로 변한 느낌이다. 중국 쪽에서 평창 티켓 판매가 매우 부진하고, 단체 관객도 별로 없는 상황인데, 이번 방중 때 변화할 거라는 느낌은 받았는지.
▲평창동계올림픽의 중국 쪽 티켓 판매가 저조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소치 대회 때에 비하면 중국 쪽 판매가 두 배 이상 빠른 상황이다. 아직 미흡한 것이 사실이고 더 붐업이 이뤄져야 한다. 더 많은 중국인들이 오기를 바란다. 이번 방중이 좋은 계기가 될 것 같다. 시진핑 주석과 평창과 베이징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서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 본인도 평창 참석을 진중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본인이 참석하지 못할 경우에는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 리커창 총리도 더 많은 사람들이 평창동계올림픽을 보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평창과 베이징 조직위 간에 서로 협력을 위한 MOU도 맺었다.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우호가 높아졌고. 중국의 동계 스타들을 응원하기 위해 많은 중국인들이 평창에 올 것으로 본다.
-올림픽 후 경기장 유지 보수 이런 사후 관리도 중요하다. 아직 스피드스케이트장 존치문제가 해결이 안 됐고 알파인 스키장 복구에 대한 환경단체의 우려도 크다. 사후 관리 예산도 내년 정부 예산에 하나도 반영이 안 된 상태다. 올림픽 시설의 사후 관리에 대한 정부 대책에 대해 묻고 싶다.
▲우선 평창 동계올림픽이 적자 올림픽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가 출범했을 때 3000억 원 정도의 적자를 예상했다. 국고 지원을 늘리고 기업 후원금이 목표 이상 모이면서 지금은 적자 걱정은 덜었다. 흑자는 아니더라도 수지 균형은 대충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림픽 시설의 사후 활용은 중요하다. 강원도민들의 걱정도 잘 안다. 강원도의 세금이 적기 때문에 강원도만의 힘으로 사후 활용을 잘할 수 있다고 믿기는 어렵다. 정부 차원에서 지자체, 시민 사회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 방안을 결정하겠다. 12개 시설 가운데 이미 8곳은 방안이 결정된 상황이고 4개 시설의 활용 방안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4개 시설도 크게는 공공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두 번째 길게 내다보면서 지속가능한 활용방안을 마련한다는 원칙이다. 걱정 없도록 대안을 마련하겠다. 올림픽 시설을 사후에 잘 활용한다면 국민들에게 동계스포츠 체험할 시설로도 쓸 수 있고, 선수들의 훈련시설로도 활용할 수 있다. 경기 후에 다시 친환경적으로 복원하는 부분은 제대로 원래 취지대로 복원하겠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인해 남북 긴장 관계 완화와 한중일 등 동아시아 지역 국가 간의 유대 강화 등 유무형의 어떤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나.
▲원래 올림픽 자체가 평화와 화합의 축제다. 그런 올림픽이 동북아 지역에서 평창을 시작으로 도쿄, 베이징에서 연이어 열리게 된다. 대단히 중요한 기회다. 세 올림픽을 계기로 세 나라가 협력한다면 한반도의 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변영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다. 세 나라가 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협력하자는 합의를 한 상황이다. 우리 정부도 큰 기대를 걸고 있고. 특히 평창이 첫 단추에 해당하기 때문에 기필코 성공시켜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출발로 삼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24일 평창동계올림픽 'G-200 평창을 준비하는 사람들' 행사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돼 '피겨 여왕' 김연아와 함께 대회 성공 개최를 바라며 쓴 문구를 들어보이고 있다.(평창=조직위)
- 대통령께서는 특히 고교와 대학 시절 교내 야구선수로도 맹활약하셨다는 말씀을 들었다. 그만큼 스포츠에 대한 열정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통령께서 추억하시는 역대 올림픽 혹은 국내외 스포츠 명장면이 있다면 말씀해달라.
▲맹활약이라고 하면 부끄럽다. 학교 다닐 때 동네야구 좀 했다. 어쨌든 야구든 축구든 운동은 대체로 좋아하고 직접 하기도 했다. 지금은 운동을 못하지만 구경하는 것은 좋아한다. 우리나라 전체 스포츠를 놓고 보면 동계스포츠로는 김연아 선수가 피겨 금메달을 따던 순간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 아닐까. 가장 짜릿했던 순간들은 2002년 월드컵 때 4강에 이르는 모든 경기들을 꼽고 싶다. 다 짜릿했다. 두고두고 잊을 수 없는 명장면들이 참 많았다.
- 최근 각국은 올림픽 유치에 적극적이지 않다. IOC가 7년 전 올림픽 개최국 선정이라는 규정까지 무시하며 2024 파리, 2028 LA를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서둘러 선정한 배경도 올림픽 유치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평창올림픽이 적자올림픽의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정부는 어떤 지원책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지자체의 국제대회 유치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달라.
▲이번 동계올림픽을 치르면 우리나라는 하계와 동계올림픽, 월드컵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4대 스포츠이벤트를 다 치른 다섯 번째 나라가 된다고 알고 있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이런 큰 행사를 잘 치르면 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국민들이 자긍심 갖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88서울 올림픽 같은 경우 냉전시대 동서 양진영 국가들 대거 참여하면서 냉전구도 종식과 동서 진영의 화합에 큰 기여를 했다. 이번 동계올림픽도 아까 말씀드렸듯 어려움을 겪은 국민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적절한 시기에 열리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나아가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다만 이제는 대형 스포츠대회를 유치해서 그것으로 지역을 발전시키고 국가의 위상 높이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 앞으로는 더 냉철하게 계산해서 우선 흑자에 자신이 있고 올림픽 시설이 두고두고 국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활용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때 유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정부, 지자체와 긴밀하게 협의하면서 판단해나가겠다.
-88올림픽 개막일, 2002월드컵 폐막 다음 날이 임시공휴일이었다.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설연휴는 4일인데, 30년 만에 대한민국에서 열리는 올림픽 의미와 국민의 '쉼'을 위해서 하루 임시공휴일 지정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국민 관심을 높이기 위한 올림픽 연휴 대책이 있으신지.
▲평창동계올림픽의 붐업과 보다 많은 국민 참여를 위해 정부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 그러나 개막, 폐막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는 것은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