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냈다!' 중학교 3학년 조대성이 26일 제71회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국가대표 에이스 이상수를 누른 뒤 두 손을 번쩍 들고 기뻐하고 있다.(대구=월간 탁구)
이변의 연속이다. 초등학생에 이어 중학생 선수가 한국 탁구 역사를 새로 썼다. 국내 최고 권위의 대회에서 사상 첫 남자 단식 4강을 이룬 선수가 탄생했다.
조대성(15 · 대광중 3학년)이 국내 최강을 꺾는 사고를 쳤다. 조대성은 2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7 신한금융 탁구챔피언십 및 제71회 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 남자 단식 8강전에서 국가대표 에이스 이상수(27 · 국군체육부대)에 4-3(11-8 3-11 6-11 11-9 11-9 8-11 11-5)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뒀다.
이 대회 남자 단식에서 중학생이 4강에 오른 것은 조대성이 최초다. 25일 오준성(11 · 오정초 5학년)이 초등학생으로 이 대회 최초로 3회전(32강)에 오른 데 이은 파란이다. 오준성은 또 초등생으로 처음으로 실업 선수를 눌렀다.
조대성은 이번 대회 중학생으로 유일하게 8강에 오르며 이변을 예고했다. 1회전에서 임유노(장흥중)를 꺾은 조대성은 2회전부터 실업팀 선수들을 연파했다. 김경민(KGC인삼공사)과 조승민(삼성생명)을 모두 3-0으로 완파했다. 그러더니 4회전에서 이승준(한국수자원공사)을 4-3으로 제압하며 8강에 진출했다.
조대성이 26일 이상수와 대회 8강전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날리고 있다.(대구=월간 탁구)
기세가 오른 조대성은 결국 이상수마저 무너뜨렸다. 이상수는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런던올림픽 챔피언이자 당시 세계 랭킹 4위 장지커(중국)을 꺾으며 4강에 오른 에이스다. 현재 세계 10위로 국내 선수 중 최고 랭킹이다.
그런 이상수마저 조대성의 돌풍을 잠재우지 못했다. 중학생과 대결에 부담을 느낀 듯 이상수는 마지막 7세트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반면 잃을 것이 없는 조대성은 패기로 선배를 밀어붙여 대어를 낚았다.
조대성은 일찌감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유남규 삼성생명 여자팀 감독처럼 왼손잡이인 조대성은 올해 중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주니어 대표팀(18세 이하)에 발탁이 됐다.
지난 10월 중국 상하이 15세 이하 국제대회에서 단식과 혼합복식, 단체전 등 3관왕에 올랐다. 조대성은 이날 오후 장우진(미래에셋대우)과 결승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