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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시작과 끝…'택시운전사'와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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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두환의 시작과 끝…'택시운전사'와 '1987'

    "광주5·18 없이는 6월항쟁을 말할 수 없다"

    전두환 씨(사진=자료사진/노컷뉴스)

     

    작가 유시민은 저서 '나의 한국현대사'(돌베개)에서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과 1987년 6월항쟁을 아래의 짧은 글귀로 연결 짓는다.

    '6월 민주항쟁은 사실상 광주민중항쟁의 전국적 확대판이었다.'

    공교롭게도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히는 위 두 사건을 다룬 영화가 올해 나란히 개봉해, 보수정권의 국정농단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낸 국민들을 위로하고 있다.

    지난 8월 개봉해 1200만 관객을 넘긴 '택시운전사', 그리고 지난 27일 개봉 첫날 33만여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불을 붙인 '1987'이 그 면면이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전자는 5·18민주화운동을, 후자는 6월항쟁을 그렸다.

    유시민은 앞서 언급한 저서에서 두 사건을 두고 다음과 같이 부연하고 있다.

    "참혹한 패배로 막을 내린 광주민중항쟁은 많은 국민의 가슴에 깊은 죄책감을 남겼다. 신군부가 광주에서 무자비한 살상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지역 시민들이 계엄군의 폭력에 굴복했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1987년 6월,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는 어느 지역도 고립되지 않는 전국적 도시봉기를 정밀하게 기획하고 준비했다. 광주 시민들만 고립의 아픔을 겪게 만든 1980년 5월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235, 236쪽)

    처절한 패배에 이은 7년 뒤 승리의 기록. 이 두 사건을 아우르는 이가 있다. 바로 전 대통령 박정희 사후인 1979년 12·12군사반란으로 민주화를 향한 국민들의 열망을 짓밟고 독재를 이어갔던 전두환 씨다.

    최근 책 '단박에 한국사-현대편'(위즈덤하우스)을 내고 현대사의 쟁점을 짚어낸 역사가 심용환은 28일 CBS노컷뉴스에 "5·18 없이는 6월항쟁을 상정할 수 없다"며 "5·18이라는 엄청난 충격을 경험했던 당대 대학생들의 누적된 힘이 결국 6월항쟁으로 터진 셈"이라고 설명했다.

    "80년대 대학을 다닌 사람들에게 광주5·18은 너무나 큰 사건이었다. 물론 1970년대에도 반독재 지하서클 등을 중심으로 학생운동권이 성장했지만, 1980년 광주의 참상을 경험하면서 급진화한다. 5·18이 빚어낸 강력한 저항의지는 그렇게 6월항쟁으로 이어졌다."

    ◇ "가혹한 폭정, 전두환이 군 보안사령관 출신이란 점 기억해야"

     

    심용환은 전두환 독재정권에 대해 "전두환이 군 보안사령관 출신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며 진단을 이어갔다.

    "당대 정보기구는 군 보안사와 정부 중앙정보부의 양대 체제였다. 박정희 유신체제를 지탱하던 중앙정보부가 박정희를 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와 함께 몰락하면서 보안사가 정보 주도권을 틀어쥔다. 그렇게 정보 통제력을 갖게 된 신군부는 유신체제 때 중앙정보부가 했던 행태를 반복·확대한다."

    심용환은 "전두환 정권은 초기에 광주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뒤에도 가혹한 폭정을 이어갔다. 재일교포간첩단 사건, 수많은 고문 사건, 프락치 등 유신체제를 확대 심화시킨 것"이라며 "그런 식으로 지나치게 세진 억압의 강도는 엄청난 반감을 만들고 있었다"고 진단했다.

    결국 "유신체제 때부터 시작된 공안 정국의 극단이 군대의 시민학살이라는 5·18로 터졌다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6월항쟁을 불렀다"는 이야기다.

    그는 "명분도 없이 폭압을 펼쳤던 전두환은 이른바 '3S'(스포츠·스크린·섹스)로 불리는 유화정책으로 긴장감 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대학 사회의 강력한 분로를 상쇄할 수는 없었다"며 "6월항쟁은 '호헌철폐 독재타도'로 대표되는, 대통령 직선제라는 간명한 메시지 덕에 학생 운동권이 기성정치권, 재야세력 등과 결합하면서 승리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현대사의 중요한 순간을 다룬 '택시운전사'와 '1987'이 올해 나란히 소개된 데 대해 심용환은 "공교육에서조차 현대사를 안 가르치다시피 하게 된 상황에서 영화가 그러한 역할을 한다는 데 고마움을 느낀다"며 "단순히 영화로 5·18, 6월항쟁을 기념하는 감정적 소비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세상을 꿈꿨던, 근본적인 변화를 원했던 이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감 있는 자세로까지 확장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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