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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쇼서 반도체·車·모바일 CEO가 기조연설…성차별·인텔게이트 논란도

IT/과학

    가전쇼서 반도체·車·모바일 CEO가 기조연설…성차별·인텔게이트 논란도

    • 2018-01-08 10:00

    지난해 키노트 명단 공개 女 연설자 '0' 차별 뭇매에도 결국 1명…인텔칩 해킹 논란 증폭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8 개막을 하루 앞둔 가운데, 글로벌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하는 키노트(Keynote) 연설자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기조연설자 면면만 살펴보더라도 올 한해 핵심 트렌드와 이슈를 짚을 수 있다. 전 세계 산업 지도를 바꾸고 있는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마이크를 잡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가전 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가운데 기조연설자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일고 있다. 첫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도덕적 해이 논란과
    '높은 유리천장' 때문이다. 인텔은 특히 최근 핵심 칩이 해킹에 쉽게 설계됐다는 등 이른바 '인텔게이트'에 휩싸인 상태다.

    ◇ 세계 최대 가전쇼에 반도체·車·모바일 CEO가 기조연설자

    9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8 기조연설에는 ▲인텔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 최고경영자(CEO) ▲포드 짐 해킷 CEO ▲화웨이 리차드 유 CEO가 이름을 올렸다.

    이중에서도 글로벌 칩 제조사 인텔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 최고경영자(CEO)가 키노트 포문을 연다. 2년 전에도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섰던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현지시간으로 개막 하루 전인 8일 '미래 혁신을 바꾸는 데이터'를 주제로 마이크를 잡는다.

    인텔은 올해 키노트는 좀 더 특별하다. 인텔이 지난해 3월 이스라엘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 업체인 모빌아이를 153억 달러(약 16조 2000억원)에 인수한 뒤 진행되는 첫 기조연설이기 때문이다.

    PC와 반도체 제조업체였던 인텔이 '자율주행차 회사'로의 확장을 공식화한 만큼 이번 CES에서는 AI, 빅데이터, 5G, 자율주행 등 도전 중인 신산업 분야에서 스마트시티의 미래에 대한 전략을 제시할 전망이다.

    인텔은 지난해 AI 기술 스타트업을 사들이는 데만 10억 달러(약 1조 600억원)를 쓰기도 했다. 이 역시 경쟁력을 키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경쟁하겠다는 선언이다.

    개막일인 9일에는 미국 자동차제조사 포드의 짐 해킷 CEO가 무대에 오른다.

    가전쇼인 CES에 2014년부터 스마트카, 자율주행차가 달리기 시작하면서 자동차업계 CEO들도 기조연설자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자동차의 전장화가 가속화하고 있는 데다 자율주행차 등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트렌드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에는 카를로스 곤 닛산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해킷 CEO는 스마트시티에서의 차량 솔루션을 발표한다. AI와 5G, 사물인터넷(IoT)으로 움직이는 미래 자동차가 스마트시티에서 어떻게 활용될 지 예견한다.

    세계 3위 스마트폰 제조사로 우뚝 선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의 리차드 유 CEO는 'AI, IoT 및 신규 스마트 디바이스에 적용된 화웨이의 미래 커넥티비티 기술 및 전략'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미래 기술로 모두 연결된 세상에서의 화웨이의 역할도 전망한다.

    같은 날 CES 주관사인 전미 소비자기술협회(CTA)의 개리 샤피로 회장도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10일에는 스마트홈 시대의 필수 영역으로 자리 잡은 미디어 분야 기조연설도 주목된다. 마시언 젠크스 컴캐스트 케이블 사장과 타임워너 방송부문 자회사인 터너의 존 마틴 CEO, 또 로버트 카인 클 유튜브 사장,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훌루를 이끌고 있는 랜디 프리어 CEO가 마이크를 잡는다. 이들은 전통 미디어인 케이블 채널과 새로 등장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어떻게 경쟁하고 공생할 수 있을지를 설명한다.

    콘텐츠 시장은 글로벌 대기업의 격전지로 꼽힌다. 지난해 디즈니가 21세기폭스를 524억달러(약 55조8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관련 M&A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아마존, 넷플릭스, 훌루 등도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자체 콘텐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 CES 개막 앞두고 기조연설자 선정 '시끌'…인텔 '해킹'·女 연설자 '유리천장' 뭇매

    그러나 CES 개막을 코앞에 시점에 기조연설자 선정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CES 첫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인텔이 핵심 칩 해킹 파문에 휩싸인 것이다. 지난 4일 주요 외신은 구글 엔지니어와 업계보안전문가들이 조사한 결과 인텔의 반도체 칩 설계에 결함이 있어 해킹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인텔은 이같은 사실을 6개월 전에 알았지만 방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인텔 측은 "자사만의 문제가 아니고, 제기된 문제는 모두 해결됐다"고 해명했지만 전세계 CPU 70%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인텔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게다가 지난해 11월 29일 크르자니크 CEO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인텔 주식 가운데 3900만 달러 상당을 매각한 사실도 밝혀졌다. 크르자니크 CEO가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대규모의 주식을 매도했다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에 8일 첫 기조연설에서 그가 무슨 얘기를 할지, 또 각종 의혹에 대해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CES는 남녀 불공평 논란'에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애초 지난해 11월 CES 2018 주관사인 CTA가 발표한 기조연설자 명단에 여성이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본 여성의 공식 석상 발언권을 지지하는 커뮤니티 '젠더어벤저'는 "CES 2018에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기조연설자들이 모두 남성이라는 것"이라며 "이를 바로잡기까지 5주의 시간이 남아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의 지적은 SNS를 통해 퍼졌다. 브래드 제이크먼 전 펩시코 글로벌 음료 그룹 사장은 이를 트위터에 게시하면서 여론을 이끌어냈다. 크리스틴 렘코 JP모건 CMO는 올해 CES 키노트 연설자에 걸맞은 여성 CEO 추천 명단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이에 CTA는 여성 연설자가 전무했음을 인정하고 뒤늦게 다양성을 맞추기 위해 여성 연설자를 추가 섭외에 나섰다.

    다만, CTA 측은 지난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앞서 열린 CES 포함해 과거에는 많은 여성 인물이 기조연설을 맡았다"면서도 "지난 11년간 CES에서 여성 인물이 기조연설을 맡은 경우는 21번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CES 기조연설자로 오르기 위해서는 CEO급은 돼야 하는데, 이러한 직위를 가진 여성 인물의 인력 풀이 좁다"며 "산업 전체가 이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5주 동안 주최 측은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재 단독으로 메인 스테이지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5명의 인사 중 여성은 단 한 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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