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전을 즐기는 원주 DB 김주성과 두경민(사진 왼쪽부터) [사진 제공=KBL]
14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KBL의 레전드' 김주성(원주 DB)의 마지막 올스타전으로 그 의미가 특별했다.
1쿼터 첫 번째 작전타임 때 체육관 전광판을 통해 김주성을 기념하는 특별 영상이 상영됐다.
프로농구 통산 득점 2위, 리바운드 2위, 블록슛 1위 기록, 3번의 우승과 2번의 챔피언결정전 MVP 수상, 2008년 사상 첫 트리플크라운(정규리그, 올스타전, 챔피언결정전 MVP 독식) 그리고 2번의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김주성보다 화려한 경력을 쌓은 선수는 많지 않다.
김주성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발표했다. 농구 팬들은 올스타 팬 투표에서 김주성에게 적극적으로 표를 던져 그에게 마지막 올스타전 축제 티켓을 선물했다.
특별 영상을 보고 올스타 동료들과 기념 촬영을 한 뒤 벤치로 돌아간 김주성은 어느 때보다 즐거운 표정으로 올스타전 장면 하나하나를 만끽했다.
전반 내내 벤치를 지킨 김주성은 3쿼터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주성을 위한 쿼터였다. 김주성은 김태술의 정확한 패스를 받아 투핸드 앨리웁 덩크를 터트려 올스타전에서 잊지 못할 마지막 추억을 만들었다. 또 3점슛 3개를 포함, 3쿼터에만 11점을 몰아넣었다.
총 15분동안 13점 3리바운드를 기록한 김주성은 "뽑힐거라 생각 못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만큼 코트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이날 4쿼터 막판에도 원핸드 덩크를 터트렸다. 마음먹고 도약했다. 김주성은 "주위에서 덩크할 수 있냐고 물어보더라. 발목이 부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멋있지는 않았지만 감사한 마음을 보답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앨리웁 덩크 장면에 대해서는 "짜릿했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김태술의 패스가 너무 좋았다. 안 보고 점프했는데 공이 눈앞에 와있더라"며 웃었다.
이날 올스타전은 흥이 넘쳤다. 최준용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이 마음껏 개그 감각을 뽐냈다. 그리고 어떤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김주성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프로농구의 전성기와 인기 하락의 시기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곧 코트를 떠나는 그는 후배들을 보며 마음을 놓았다.
김주성은 "확실히 젊은 선수들이 파이팅 넘치고 생각이 남다르다. 춤추는 연습을 하는데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팬들이 만든 춤을 스스로 교정하기도 했다. 열심히 노력하더라. 아직 농구가 많이 죽어있지만 되살릴 기회가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젊은 선수들이 잘생겼고 퍼포먼스와 적극성도 좋기 때문에 농구 부흥을 일으킬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