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신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사진=유연석 기자/노컷뉴스)
"국정농단 사태의 한축으로 인식되어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에 대한 업계와 국민적 시선도 따갑습니다. 그렇기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입니다."
김영준 신임 콘진원장이 취임 포부와 비전을 밝혔다. 그는 17일 오전 서울 청계천로 CKL스테이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문재인 정부의 문화예술정책의 철학이 콘텐츠산업계에도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한 지 보름이 지난 김 원장은 가장 먼저 '조직개편'을 진행하려 준비 중이다. 이미 청사진도 그렸다. 그는 이 과정이 '적폐청산의 일환'이라고 부연했다.
"인적 청산보다 제도 개선이 우선이라고 봅니다. 콘진원이 국정농단 사태의 간접적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나,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제도를 개선하면 자연스레 인적 쇄신으로 이루어지리라 봅니다."그가 밝힌 조직 개편의 기본방향은 '장르 조직'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는 방송·게임·만화·이야기·음악·패션 등 장르별 전담부서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장르별 콘텐츠의 특성과 성장속도를 반영한 맞춤형 지원서비스, 업계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유연한 행정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지원사업 심사 및 평가 역시 투명화한다. 일단 선정평가 프로세스 전체를 공개한다.
김 원장은 "최종 결과 공지 시 단계별 절차 및 결과, 평가위원회 구성, 종합 심사평가 및 평가위원 실명을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내부직원은 선정평가에 참여에 배제하고, 간사로만 참여한다.
또한 김 원장은 "대한민국 국가브랜드로 자리 잡은 한류는 여타 산업의 수출 성장과 시장 개척의 첨병 역할을 해 왔기에 지금은 한류 확산을 위한 신(新)한류 추진 전략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며, "콘텐츠 개발의 기획 단계부터 제조업, 서비스업과 연계해 콘텐츠 수출의 부가효과를 극대화 하겠다"고 했다.
콘진원장으로서 활동하며 꼭 이루고 싶은 목표로는 '공정과 상생의 콘텐츠 산업으로 생태계를 재편하는 것'이라고 했다.
생산과 소비의 경계가 모호해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생산자도 그리고 수요자도 전 국민이 어떠한 차별 없이 문화콘텐츠 향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공존의 콘텐츠산업 환경 조성’에 일조하겠다"고 했다.
특히 "불공정한 콘텐츠 유통구조와 관행을 개선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등 콘텐츠 기업의 양극화 해소를 위한 특단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준 신임 콘진원장. (사진=콘진원 제공)
김 원장은 "'공(公)조직의 행정 경험이 일천하다'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20년 간 현장에서 일하면서 축적된 콘텐츠 제작 노하우와 대학 강단에서 쌓은 실용적 지식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킬러콘텐츠 개발’은 물론 ‘국가 문화브랜드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의 전문 분야를 잘 아는 전문가보다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적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조직(콘진원)의 힘이 저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리라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