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 망 중립성
미국 뉴욕 주 등 20개 주와 콜롬비아 특별구, 비영리단체 등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망 중립성 폐기 결정에 반발해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상대로 한 대규모 소송에 나섰다.
지방정부 소송 대표로 나선 에릭 슈나이더만 뉴욕 주 검찰총장은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기존 FCC의 망 중립성 규정은 인터넷 제공 업체가 임의로 웹사이트의 속도를 늦추거나 차단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FCC의 망 중립성 폐기는 이러한 연방법을 위반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미 의회 민주당 상원 의원들이 FCC가 폐기한 망 중립성 규정을 회복시키기 위해 추진하는 입법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제기된 것이어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현재 민주당은 상원의원 49명 전원과 공화당 수잔 콜린스 의원도 참여했다. 입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51석이 필요해 공화당 의원 1석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2015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 제정된 미국의 망 중립성 법안은 버라이즌, 컴캐스트 등 미국 이동통신 및 인터넷 사업자들에게 인위적인 조작 없이 모든 온라인 콘텐츠를 평등하게 대하도록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를 뒤에 업은 아짓 파이 FCC 위원장이 지난 12월 추진한 표결에서 공화당 다수의 지지를 얻어 최종 폐기됐다.
이 결정으로 IT 기업들과 소비자 단체들은 거대 통신사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소송에 참여한 21개 주 등의 검찰은 연방 항소법원에 소를 제기하면서 FCC의 망 중립성 법안 폐기가 불법적이고 헌법에 위배되는지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요구했다.
슈나이더만 뉴욕 주 검찰총장은 성명서에서 "FCC가 망 중립성이 소비자와 기업에 해어떤 피해를 주는지 증거를 제시하지 않아 폐기 절차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이 법을 폐기함으로써 각 주와 지방정부의 규정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FCC가 관할권한으로 사업을 규제하는 방법을 뒤바꾼 사례를 적극 제시하며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 옹호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통신업계를 대변하는 법조계 관계자들은 FCC가 이같은 추론을 명확하게 입증 할 수 있다면 강력한 논거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내 광대역과 케이블TV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200개 이상의 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인터넷텔레비전협회(Internet & Television Association / 구 NCTA)의 법률 대변인인 매튜 브릴 변호사는 "FCC는 정책의 방향을 전환 할 수 있는 상당한 재량권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난번 FCC의 망 중립성 폐기 결정은 정책의 지혜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산업계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소송은 연방정부의 수도인 콜롬비아 특별구(워싱턴 D.C)를 비롯해 뉴욕, 캘리포니아, 버지니아, 일리노이, 펜실베니아, 코네티컷, 델라웨어, 하와이, 아이오와, 켄터키, 메인, 메릴랜드,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미시시피, 뉴 멕시코, 노스 캐롤라이나, 오레곤, 버몬트, 워싱턴 등 20여개 주에서 동시에 제기했다.
뉴 아메리카 재단(New America Foundation), 모질라 (Mozilla), 공공 지식(Public Knowledge)과 같은 망 중립성 지지 비영리단체들도 이날 같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민주당의 FCC 결정 무효화를 위한 상원 입법안에 필요한 공화당의 1석을 추가로 얻더라도 망 중립성 폐기 무효화 법안이 입법화 되려면 공화당이 장악한 상·하 양원을 통과한 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해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문가들은 입법화는 민주당이 중간선거의 쟁점으로 삼을 수는 있겠지만 현실적인 대안은 법원의 판결이 인터넷 사용 방식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