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2PM의 우영(본명, 장우영)이 두 번째 미니앨범 '헤어질 때'로 돌아왔다. 무려 5년 6개월 만의 솔로 출격. 컴백을 기념해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우영은 "데뷔하고 10년이 되어서야 솔로로서 제대로 된 음악을 들려드리게 됐다"며 미소 지었다.
"'섹시 레이디(Sexy Lady)'로 활동했던 2012년, (박)진영이 형의 배려 덕분에 처음으로 혼자서 무대에 서는 경험을 했죠. 이번에는 진짜 저와 음악이 부딪히는 과정을 겪은 끝에 앨범이 나올 수 있게 됐어요. 이런 앨범이 나올 수 있게 되었다는 것 자체로 가슴이 벅차고 각오가 남달라요."
'헤어질 때'는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난 우영의 다채로운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세련된 팝 성향을 가미한 포크 장르부터 댄스, 레게, 힙합까지 다양한 장르의 7곡이 담겼으며, 우영은 전곡의 작사, 작곡 작업에 참여해 진정성을 녹였다.
"하고 싶은 걸 다 해봤어요. 랩에도 도전했고요. 아마 전곡을 들어보시면 '장우영, 진짜 미친놈이구나' 하실 걸요. 하하하."
-두 번째 솔로 앨범을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2PM 활동으로 바빴고, 한동안 일본 활동에 집중했죠. 개인적인 휴식 시간도 필요했고요. 그간 많은 감정기복이 있었어요. 5년 전쯤,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회의감을 느끼기도 했어요. 뒤늦게 사춘기가 온 거죠.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이 막연했어요. 길을 잃은 기분이 들었죠.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큰 관심, 어린 나이에 받아들이기엔 역부족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을 내기까지 고민이 많았군요.
"어릴 때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했고, 막연히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2PM이 되어 앨범을 내고 인기를 얻고 이런 저런 일을 겪다 보니 어느 순간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어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힘들었죠. 다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너무 겁이 났고요. '왜 살아야 하지' 하는 심각한 상황까지 왔어요.
그런데 계속 멤버들이 걸리더라고요. 이 사람들에게 내가 그만둔다고 말할 수 있을까. 너무 이기적이지 않나 싶었죠. 힘들 때마다 (박)진영이 형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놓곤 했고, 조금씩 생각이 밝아졌어요. 고민하고 고민해보니 결국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 있다는 걸 느꼈고, 주저앉지 않고 음악에 대해 더 공부하게 되었죠. 점점 더 욕심이 생기고, 자신감, 자부심이 생겼고, 그러다 보니 제가 아이돌이라는 것이 너무 떳떳해졌어요. 겁내지 않고 잘 모르는 게 있으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게 되었고요."
-그렇게 다양한 시도가 돋보이는 앨범이 나왔군요.
"1번 트랙 '아이 라이크(I LIKE)'는 이기적인 제 고백을 담은 노래인데, 힙합 기반 비트에 처음부터 끝까지 다 랩이에요. 몇 년 전부터 '쇼미더머니'같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힙합 하는 분들이 대세가 되었잖아요. 랩이 대세가 되고. 그래서 갑자기 아이돌이 랩 한다고 하면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있을 텐데, 신경 쓰지 않기로 했어요. 그동안 많은 걸 느끼고 깨달았으니 겁먹지 말고 마음껏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죠."
-장우영 하면 춤인데, 타이틀곡 '뚝'은 차분한 분위기의 컨트리 장르의 곡이에요.
"맞아요. 전 원래 춤을 진짜 좋아하는 놈이죠. (웃음). 그런데 진영이 형이 진심으로 제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길 바란다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그래서 가사, 멜로디, 분위기 모두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곡으로 타이틀로 정하게 되었죠."
-박진영 씨와의 의견 충돌은 없는 편인가요.
"저희(2PM)가 좀 자주 대들었죠. 하하하. 사실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불만도 가지게 되고 짜증도 나기 마련이거든요. '왜 우리 얘길 안 들어줄까' 하면서 찡찡댄 거죠. 그런데 진영이 형은 저희가 정말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는 걸 어느 순간 알게 됐어요. 또 형의 내공을 무시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지금은 형의 의견을 잘 따르는 편이에요. 그렇게 작업하다 보니 '뚝'이라는 곡이 나왔고 타이틀이 됐고요."
-마음 속 타이틀곡이 따로 있나 보군요.
"제 마음 속 타이틀곡은 5번 트랙 '얘들아'에요. 이 곡으로 방송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 끝장내버릴 수 있는데.(웃음). '요즘 뭐하고 지내? 난 이렇게 지내' 하면서 저의 고백을 담은 노래에요. 작년 여름쯤, 진영이 형에게 과감히 타이틀곡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우영아 꼭 성공하자' 하시면서 거절하셨죠.
아, 멤버들은 '얘들아'를 듣고 '이게 진짜 장우영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들은 '이건 박진영도, 싸이도 아닌, 장우영'이라며 밀어 붙이라고 하셨고요. 다들 타이틀곡이 안 될 걸 알면서도 응원해주더라고요. 앞서 언급한 1번 트랙 '아이 라이크'라는 곡도 애착이 강해요. 결국 내가 좋아하는 건 2PM이라고 말하는 곡이거든요. 멤버들에게 들려주고 싶어서 만들 노래이기도 해요."
-2PM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네요.
"어느 순간부터 너무 팀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너무 가까워져서 믿음이 진해지는 걸 느껴요. 더 지키고 싶은 마음도 커지고요. 죽을 때까지 함께하고 싶어요. 나중에 정말 나이가 들어서 무대에 오를 수 없을 정도가 되어도 그냥 같이 옆에 있고 싶고요."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번 활동에 임할 생각인가요.
"예전에는 흉내 내려고 했어요. 자꾸 누구 것을 카피하려고 하고, 멋있는 척, 춤 잘 추는 척 했죠. 그런데 이젠 전혀 그런 게 없어요.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