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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사 현판, 존속이냐 교체냐…문화재위 내달 21일 심의

문화재/정책

    현충사 현판, 존속이냐 교체냐…문화재위 내달 21일 심의

    • 2018-01-28 09:16

    종부 "박정희 전 대통령 글씨, 숙종 글씨로" 주장에 문중 갈등

     

    충무공 이순신 가문의 갈등으로 비화한 충남 아산 현충사(사적 제155호)의 현판 교체 여부가 내달 21일 문화재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28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난 20일 2차 자문회의를 마쳤다"며 "현판 교체 안건을 다음달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회의에 올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충사 현판 논쟁은 지난해 9월 이순신 가문의 15대 종부인 최순선 씨가 문화재청에 교체를 요청하면서 촉발됐다.

    국보 제76호 '난중일기' 소유자인 최씨는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현충사 현판을 숙종이 1707년 하사한 친필 현판으로 바꿔 달라고 요구하면서 "연말까지 교체하지 않으면 난중일기를 비롯한 충무공 관련 유물의 전시를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덕수이씨 충무공파 종회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명했다. 1960년대 성역화 사업을 통해 제작된 박 전 대통령의 현판에도 나름의 역사성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지난해 4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훈민정음·난중일기 전'을 앞두고 난중일기 원본 대여 문제로 맞섰던 이순신 가문의 종부와 종회가 현충사 현판을 두고 다시 한 번 대립한 것이다.

    현재 현충사 권역에는 성역화 사업의 결과물인 신 현충사와 1932년 6월 중건된 구 현충사가 있다.

    구 현충사는 흥선대원군이 서원철폐령을 내렸을 때 헐린 사당을 국민 성금으로 다시 지은 것으로, 재건 직후 충무공 후손이 보관해 오던 숙종 현판이 걸렸다. 지금도 구 현충사에는 숙종 현판이 있고, 박 전 대통령의 현판은 신 현충사에 걸려 있다.

    두 차례에 걸친 자문회의에서는 현판 교체에 신중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1차 자문회의에서 구 현충사 건물과 숙종 현판은 일체성을 가지고 있어 공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신 현충사에 걸려 있는 박 전 대통령 현판은 기존의 숙종 현판을 교체한 것이 아니라 신 현충사 건립 때 새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계 관계자는 "현충사에는 여러 층위의 건물이 있고, 각 건물에 어울리는 현판이 걸려 있다"며 "신 현충사는 건물이 커서 숙종 현판이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문회의 결과는 어디까지나 참고 자료여서 문화재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현충사 관계자는 "문화재위원회에서는 가결, 보류, 부결 중 한 가지 결론이 난다"며 "문화재위원회와는 별개로 종부에게 4월 충무공 탄신기념일 즈음에 진행하는 난중일기 원본 전시를 허용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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