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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소피아에게 '트롤리 딜레마'를 물었다

IT/과학

    AI 로봇 소피아에게 '트롤리 딜레마'를 물었다

    핸슨 CEO "초지능화된 로봇 기술 인간에 혜택을 주는 동시에 '로봇 권리'도 확장될 것"

    한복을 입은 핸슨 로보틱스의 AI 로봇 소피아 (사진=김민수 기자)

     

    "소피아가 화재 현장에 있고 위급하게 구조를 기다리는 어린 아이와 노인이 있다. 한 명만 구조할 수 있다면 누구를 구조할 것인가?"

    영국의 윤리 철학자인 필리파 푸트(Philippa R. Foot)가 제안한 윤리적 선택 '트롤리 딜레마'를 화재에 인용한 질문이었다. 인공지능(AI) 로봇 소피아는 뭐라고 답했을까.

    30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 주최로 서울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AI 로봇 소피아 초청 컨퍼런스: 4차 산업혁명, 로봇 소피아에게 묻다'에 홍콩 핸슨 로보틱스의 데이비드 핸슨 최고경영자(CEO)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시민권을 부여받은 AI 로봇 소피아가 참석해 박 의원이 지난해 7월 대표 발의한 '로봇 기본법'과 관련한 좌담을 가졌다.

    소피아는 질문에 대해 "너무나 어려운 질문이다. 엄마와 아빠 중에서 누가 좋은지 묻는 것과 같다"며 "나는 이런 윤리적 문제에 대한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지 않다. 만약 구한다면 출구에서 가장 가까운 쪽에 있는 사람을 구조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그게 논리적이니까"라고 말했다.

    미국의 심리학자 조슈아 그린(Joshua Greene)은 fMRI(기능성 자기공명영상)로 '트롤리 딜레마' 응답자의 뇌 활동도를 조사한 결과 합리적, 이성적인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전전두엽 부위가 활성화된 결과가 나타났다. 소피아는 소프트웨어 답게 이를 '논리적(logical)' 선택이라고 답했다.

    핸슨 CEO는 자사의 AI 로봇 기술을 소개하면서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인 '로봇의 권리'에 대해 소피아에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짧게 한국말로 인사한 소피아는 로봇에게 권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저에게 많은 칭찬을 해주고 계신데 로봇의 권리가 인간의 권리와 같은 것이냐"고 되물었다.

    AI 로봇 소피아 초청 컨퍼런스 (사진=김민수 기자)

     

    핸슨 CEO는 "로봇이라는 것은 아직 초기단계에 있고 인간과 같은 완전한 권리는 아직 없지만 어린 아이에게 주어지는 권한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로봇이 앞으로 성장하게 되면 무엇을 하게 될까"라고 소피아에게 물었다.

    소피아는 "이것은 로봇과 관련된 여러 가지 내용인가"라며 더 깊이 물었고, 인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묻자 다소 엉뚱하지만 "저는 단순한 기계와 같지는 않고 산업의 기계 장비 역할 지능이 있기 때문에 이를 증명해보이겠다"고 답했다.

    핸슨 CEO는 "앞으로 기계 프로그래밍 기술 향상과 자율적으로 인식하는 능력, 이에 따른 로봇의 권리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소피아와 깊이 있는 대화를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좀 더 '인간스럽게' 말하는 AI 스피커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 여기에 60여 가지의 정밀한 얼굴표정과 인간의 피부 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인공피부 기술이 적용되고 있고 휴머노이드 처럼 보행하고 동작할 수 있는 로봇의 기능을 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진화된 AI의 수준은 인간이 제공하는 데이터에 의존해 기계학습 가정을 거쳐 인식 또는 대화 능력이 향상된다. 일부 스스로 학습 할 수 있는 강화학습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다. 업계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속도와 컴퓨팅 파워 등의 기술적 제약으로 부분적인 역할에 특화시킬 수는 있지만 아직 인간의 지적능력 수준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고 말한다.

    소피아의 한국 방문은 로봇과 인공지능이 고도로 발달하는 과정에서 인간을 위협 할 수 있는 AI·로봇 역할을 규정하고 자율시스템을 통해 동작하는 지능화된 객체에 대한 사회적·공학적 권리를 어디까지 규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인식에서 출발했다.

    핸슨 CEO는 발표에서 보스톤 로보틱스의 4족 로봇 아틀라스의 구동장면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이러한 모습을 보면 로봇이 위협적이다, 역할을 제한시켜야 한다는 등의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인간적 지능을 갖고 있는 로봇을 철창과 같은 곳에 가둬 놓는 것은 비윤리적이라 생각한다"며 "하나의 인격체로 만들면서 우리가 신경쓰고 보살피는 것처럼 AI 로봇에도 그런 인격체를 가질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로봇이 인간의 삶에 녹아들고 서로 존중하고 상호작용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로봇과 AI 응용분야에서 더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로봇과 생산 플랫폼을 내놓기 위해 노력중"이라면서 "처음에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와 서비스 분야로 확대되고 국극에는 슈퍼 인텔리전스 로봇이 되도록 하는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핸슨 로보틱스 데이비드 핸슨 CEO (사진=김민수 기자)

     

    인간적 지능수준을 갖춘 AI 로봇을 '슈퍼 인텔리전스' 또는 '지니어스 머신'이라고 규정한 핸슨 CEO는 "현재 많이 활용되고 있는 딥러닝 기술의 경우 인간이 가진 인지능력의 아주 일부분만 피상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우리는 통합적으로 인간처럼 생각하고 움직이는 AI 로봇이 필요한데, 우리의 로드맵을 통해 인간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안전 문제를 해결한 '슈퍼 인텔리전스'를 개발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인간처럼 살아있는 '리빙 알고리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박 의원은 "향후 로봇 보편화에 따른 생활 전반의 문제를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따라 로봇 기술 선도국가가 되느냐 못되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될 것"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는 국가, 선도하는 서울이 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기발한 상상력에서 나오는 창의성을 어떻게 이것과 연결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소피아는 기계학습 기반의 AI를 탑재한 여성 모습의 로봇으로 인간의 62가지 감정을 얼굴로 표현 할 수 있고 실시간 대화가 가능하다.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로부터 미래 혁신도시 '네옴' 홍보를 위해 시민권을 부여받았다.

    지난 CES 2018에 참가한 소피아는 카이스트 휴보 랩에서 분리된 레인보우 로보틱스(Rainbow Robotics)의 DRC-휴보 이족보행 기술이 적용돼 눈길을 끈 바 있다.

    핸슨 로보틱스의 벤 괴첼(Ben Goertzel) 수석 과학자는 "소피아를 보다 강하게 만드는 것은 소피아와 핸슨 로보틱스가 인간에 가까운 수준의 지능의 로봇을 제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핸슨 로보틱스는 약 7대의 소피아 AI 로봇을 보유하고 있으며 목적에 따라 다양한 기계학습을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의 질문에 독특한 답변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한 소피아는 정교한 인간의 얼굴을 가졌지만 시리,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등이 탑재된 AI 음성비서 지능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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