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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차 낙마로 들통난 美속내, 더 힘든건 트럼프의 '자의'



국방/외교

    빅터차 낙마로 들통난 美속내, 더 힘든건 트럼프의 '자의'

    빅터 차의 충격적 낙마가 주는 교훈은?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자료사진)

     

    평창올림픽을 열흘 앞두고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의 낙마 충격파가 서울 외교가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차 석좌는 우리 정부에서 임명동의 절차인 '아그레망'까지 받은 터였다.

    차 석좌 낙마는 특히,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제한적 타격공격인 '코피전략'(bloody nose)을 두고 백악관 NSC와 이견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더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비핵화를 위해 군사적 공격까지 포함하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위에 올려놓고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른바, '최대의 압박과 관여정책'의 핵심이다.

    미국은 이 정책을 근거로 자주 군사적 공격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해 12월 중순 “미군이 군사분계선(DMZ)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38선 이남으로 후퇴할 것이라고 중국에 약속했다"고 말했다.

    또 미 언론들은 지난달 중순 유사시 미군의 북한 침투훈련 현황을 공개했다. 흑표범 칼날 작전(Operation Panther Blade)으로 불리는 이 훈련에서 82공수사단 병력 119명이 노스 캐롤라이나 포트 브래그에서 C-17 수송기편으로 네바다 공군기지까지 날아가 공중 낙하했다는 내용이다.

    이런 상황에서 빅터 차 낙마는 우리 국민들에게 미국의 대북 군사공격 개연성을 실감나게 전해주고 있다. '단순한 협상카드'가 아니라 실제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차 석좌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코피를 터뜨리는 것은 미국에도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대북군사공격은 북한 미사실 프로그램만 지연시킬 뿐 위협을 제거하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관련 무기들은 벙커 파괴용 무기로도 파괴가 불가능한 깊은 장소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코피전략은 북한의 보복공격을 별로 감안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국이 북한의 주요 무기를 파괴하기위해서는 코피만 흘리게 해서는 안되고 최소한 6개의 핵무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래야 깊은 벙커 속의 무기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상상이나 가정조차 어려운 일이다.

    물론 차 석좌가 대사직에서 낙마한 이유를 단순히 코피전략에 대한 이견만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견해도 있다.

    정부 주요 당국자는 "'코피전략'에 대한 언급만 보고 너무 과도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차 석좌가 낙마한 배경에는 말못할 다른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당국자는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이나 코피전략이 자꾸 거론되고 미국 고위 당국자들도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연두교서에서 트럼프는 힘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했다. 이는 (미 정부가)이전보다 엄청 강경해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당국자는 "사실은 이런 것이 효과를 줘서 북한이 말을 들어야 하는데 듣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코피전략)개연성이 커진다. 걱정되는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 빅터 차 낙마 포인트는 '트럼프 행정부의 체계없는 의사결정'

    문제는 빅터 차의 낙마를 떠나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불가성이 이런 불안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그레망까지 받은 대사 내정자의 낙마사실을 주요 동맹국인 우리 정부에 알려주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의사를 무시하고 독자행동을 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울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아무리 아니라고 설명해도 그렇다.

    트럼프 행정부의 의사결정은 이미 체계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즉흥적으로 이뤄진다는 지적이 높다.

    마이클 울프는 <화염과 분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눈앞에서 칭찬해주는 사람만 좋아하고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관료조직을 선호하지 않는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 책은 "트럼프 행정부의 의사결정이 순전히 트럼프를 위시한 경쟁적 권력다툼에서 이뤄지고 거기에서 어떤 합리성이나 논리를 기대하지 말라"는 것이 핵심 메시지이다

    실제 빅터 차 낙마를 놓고도 그에게 NSC의 누가, 한 사람이 비토한건지 아니면 여러 사람이 비토한건지 판독되지 않고 있다.

    외교소식통은 "빅터 차의 낙마가 문제가 아니고 트럼프 행정부가 예측이 가능하지 않고 어렵다는 점이 가장 곤혹스운 포인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빅터 차 낙마를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내의 혼란스러운 의사결정체계를 좀
    더 내밀하고 주의깊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 정부 일각에서 캘리 비서실장과 매티스 국방장관, 틸러슨 국무장관이 군사문제를 잘 알고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측에 유리하거나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미측 인사들의 움직임을 객관적으로 더 자세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평창이후 북한 못지않게 미국에 대한 관찰이 숙제가 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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