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미투'(Me too) 운동이 사회 각계각층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국민 88.6%가 이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민병욱) 미디어연구센터가 20~50대 성인남녀 1063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문제 인식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미투'와 '위드유'(With you·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 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88.6%(강력히 지지함 32.8%, 지지하는 편임 55.8%)에 달했다.
반면 '지지하지 않는다' '관심 없다'는 각각 5.5%('전혀 지지하지 않음' 0.8%, '지지하지 않는 편임' 4.7%)와 5.9%로 소수였다.
성별에 따른 지지도를 보면, '강력히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여성(38.6%)이 남성(27.2%)보다 11.4%포인트 더 높았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히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조사대상의 절대다수인 73.1%가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해 주고 싶다'고 답했다. 미투 운동의 실효성과 관련해 응답자들의 89.3%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움'이라는 항목에 동의(매우 동의 44.7%, 약간 동의 44.6%)했다.
응답자의 63.5%는 '동참하는 피해자들이 점차 늘면서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캠페인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잠시 사람들의 관심을 더 받겠지만 일시적 유행처럼 지나갈 것 같다'는 응답자는 36.5%였다.
특히 '우리나라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한 사람은 93.7%, '성폭력은 권력관계 내지 상하관계에 의해 발생한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는 96.2%에 달했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인 71.6%는 '성폭력에 있어 권력관계 문제가 더 본질적'이라고 여겼다.
연령대를 보면, 권력관계에 의해 발생하는 성폭력의 경우 '매우 심각하다'는 인식은 20대(62.1%)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30~40대(각각 55.3%, 56.4%), 50대(49.4%)로 갈수록 그 비율이 줄었다.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 가운데 가장 핵심적이라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라는 물음에는 △가해자에 대한 징계와 처벌 강화(36.5%) △사건 발생 시 철저한 진상 규명(16.9%) △피해자가 겪을 수 있는 2·3차 피해 예방책 강구(15.4%) △피해자 잘못이 아니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정서적 서포트(지지) 문화 조성(12.8%) △조직문화와 조직 내 소통방식 자체를 수평화·민주화하려는 노력(11.9%) 순으로 답했다.
언론진흥재단 측은 "젊은 세대일수록 성폭력 일반에 비해 권력관계 기반 성폭력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힘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이러한 성폭력에 있어서 젊은층이 주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민감도가 기성세대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