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시인이 외신을 통해 "부인과 나 자신에게 부끄러운 짓을 하지 않았다"며 성추행 논란을 전면 부인한 가운데, 10년전 술자리에서 20대 여성을 성추행하고 개방된 공간에서 성기를 꺼내 흔들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다.
박진성 시인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En 시인의 추행에 대해 증언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2008년 4월 C대학교 주최 고은 시인 초청 강연회가 끝난 뒤 저녁자리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폭로했다.
이날 강연회를 들은 박 시인은 오후 5시쯤 H대학교 문예창작과 K교수의 요청으로 뒤풀이 자리에 참석했다.
박 시인에 따르면 개방된 일반 식당임에도 고은 시인은 술을 마시다가 옆자리에 앉은 20대 여성에게 '손을 좀 보자'고 하다가, 손과 팔과 허벅지를 만졌다.
박 시인이 K교수에게 '도대체 안 말리고 뭐하는 거냐'고 항의했지만 K교수는 '가만히 있으라'며 묵살했다. 박 시인도 "K교수에게 밉보일까 두려웠고, 문단의 대선배 고En 시인에게 밉보일까 두려워서" 그대로 지켜봤다.
박 시인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추행을 계속하다가 여성이 저항을 하자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바지 지퍼를 열고 성기를 꺼내 한참을 흔들다 자리에 다시 앉더니 "너희들 이런 용기 있어?"라고 말했다고 박 시인은 폭로했다. 또 당시 여성이 3명 있었고, 자신도 큰 모욕감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피해 여성이 못참겠는지 밖으로 나가 울자 박 시인은 여성을 택시에 태워 보냈고, 술자리로 돌아와 귀가 사실을 알렸다.
분위기가 가라앉자 고은 시인은 "이런 것도 못 보면서 무슨 시를 쓴다고"라며 변명을 늘어놓았다고 박 시인은 전했다. K교수가 노래방을 가자고 했지만 고은 시인이 거절하면서 술자리는 급하게 끝났다.
박 시인은 "문단에서 굴러먹은 지 17년째, 고En 시인의 그런 만행들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며 "'30년 전 격려 차원에서 그랬다'는 고En 시인의 변명을 보고 또 한번 경악했다. 30년 전이면 1988년인데, 그 이후에 제가 들은 똑같은 패턴의 희롱과 추행들은 유령이 한 짓이냐"고 되물었다.
이어 "'부끄러울 일 안 했다, 집필을 계속하겠다'는 고En 시인의 입장 표명을 보고 다시 참담함을 느꼈다"며 "정말 궁색한 변명이다. 그의 추행과 희롱을 보고 겪은 시인만 적게 잡아 수백명이 넘는다. 수십년 간 고En 시인이 행해온 범죄"라고 비난했다.
그는 "문단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을 왜 노 시인은 부정하는 것이냐"며 "작가회의 상임고문 직을 내려놓을 것이 아니라 수원시에서 본향으로 귀가할 것이 아니라 사과를 해야 한다. 고En 시인에 대한 증언은 정말 수도 없이 많다"고 사과를 강하게 요구했다.
자신도 방관자로 석고대죄하는 심경으로 글을 쓴다고 밝힌 박 시인은 "독자들은 바보가 아니다. 대다수의 독자들은 진실을 원한다. 고En 시인을 매해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랑스러워했던 국민들은 엄정한 팩트를 원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앞서 고은 시인은 영국 출판사를 통해 일간지 가디언에 성추행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글쓰기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은은 블러드액스의 닐 애스틀리 편집자를 통해 "최근 의혹들에서 내 이름이 거론된 것은 유감스럽다"면서 "한국에서 나는 진실이 밝혀지고 논란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겠지만, 사실과 맥락이 바로 전달되지 않을 외국의 친구들에게 확언할 수 있는 것은 나 자신과 아내에게 부끄러울 일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성추행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일부에서 제기한 상습적인 추행 의혹을 단호히 부인한다"면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말은 내가 한 사람으로서, 시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며 집필을 계속할 것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