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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출장 다녀온 의원님들, 보고서는 '인터넷 짜깁기'



사회 일반

    해외출장 다녀온 의원님들, 보고서는 '인터넷 짜깁기'

    경기도의회 올해 공무국외활동보고서 표절 사례 '수두룩'

    경기도의회 전경.

     

    경기도의회가 해외 출장 후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공무국외활동보고서를 인터넷에서 떠도는 자료로 짜깁기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혈세가 투입된 공무국외여행이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출장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BS노컷뉴스가 올해 경기도의회에서 작성한 공무국외활동보고서들을 분석한 결과 다수의 표절 사례가 확인됐다.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도의원 8명을 포함해 총 19명으로 연수단을 꾸려 지난 1월 15~21일 6박 7일 간 일본으로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왔다.

    일본의 선진 철도와 대중교통, 하천 제설정책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도의원들의 여행경비는 1인당 306만원씩 총 2700만원이 들었고 의회에서 전액 부담했다.

    (위)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의원들이 지난 1월 15~21일 6박 7일 간 일본으로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온 뒤 제출한 보고서 일부.(아래)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정책기자단'의 2009년 5월 15일자 '주민이 함께 해야 복원하천이 산다' 제하의 보고서 일부.

     

    하지만 해외 출장 후 의장에게 제출한 보고서는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문서를 여기저기서 짜깁기 한 엉터리였다.

    보고서는 일본의 하천정책 현황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하천 관련 행정체계를 조밀하고 치밀하게 운영하고 있다. 전국의 중요하천은 중앙정부의 몫으로 하되, 지방의 현과 작은 면, 동 단위까지 '물관리과'를 뒀다"고 소개했다.

    확인결과 이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운영하는 '정책기자단'의 2009년 5월 15일자 보고서를 통째로 베낀 것이었다. 단순 현황 뿐 아니라 연수결과 총평과 시사점 까지 베꼈다.

    보고서는 "일본은 주차공간이 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제공해야 자가용을 구매할 수 있다. 주차장증명제 때문에 골목마다 불법주차 차량이 빽빽히 들어선 한국과는 다르게 불법주차가 매우 적다"고 적었다.

    또 "이러한 빡빡한 차고지 규제 그리고 지자체의 지원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사상 때문에 경차 위주의 구매가 주로 이루어지는 점도 중대형을 선호하는 한국과의 큰 차이점이 인상 깊었다"고 했다.

    이 부분은 인터넷 백과사전 '나무위키'의 '일본/교통' 부분과 일치한다.

    공무국외활동보고서 베끼기는 도의회에서 관행처럼 이뤄졌다.

    도의원 9명 등 27명의 연수단을 꾸려 지난 1월 5~12일 6박 8일 일정으로 스페인과 포루투갈을 방문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보고서는 한 블로거의 글을 베낀 것으로 의심된다.

    보고서는 스페인 그라나다에 대해 "그라나다는 이베리아 반도의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에 위치하고 있으며 내륙에 위치하여 한여름에는 매우 덥지만 스페인에서 가장 높은 산맥인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끼고 있어 겨울에는 수많은 스키어들이 방문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슬람교도의 마지막 거점 도시였던 그라나다는 서유럽에서 이슬람의 흔적이 가장 많이 남아있는 도시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중 하나로 꼽히는 알함브라 성과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아름다운 건축물이 남아 있는 구시가지의 거리가 특색"이라고 했다.

    이는 작년 9월 30일 포털사이트에서 활동하는 블로거가 그라나다에 대해 소개한 글과 똑같다.

    (위)도시환경위원회가 지난 1월 15~21일 5박 7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한 뒤 제출한 보고서 일부.(아래) 전남도의회의 학술모임 '녹색도시연구회'에서 2015년 작성한 연구활동보고서(항만지역 도시재생사업의 실태와 과제) 일부. 도시환경위 보고서와 거의 일치한다.

     

    도시환경위원회의 보고서는 다른 지방의회에서 작성한 연구보고서와 내용이 거의 일치했다.

    도시환경위원회는 도의원 9명 등 13명의 연수단을 꾸려 지난 1월 15~21일 5박 7일 일정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방문했다.

    도시환경위는 해외 출장 후 제출한 보고서에서 호주 시드니의 명소 '달링하버'에 대해 "도심지 재개발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달링하버 재개발 사례는 상업 시설과 시민 친수공간을 잘 조화시킨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달링하버가 시드니의 관광명소로 부상하게 된 것은 150년간의 항만운영으로 시민들의 접근이 차단되었던 지역을 재개발을 통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시민의 접근성을 우선시하고 레저활동을 고려한 친수공간의 확보로 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은 전남도의회의 학술모임 '녹색도시연구회'에서 2015년 작성한 연구활동보고서(항만지역 도시재생사업의 실태와 과제)의 '달링하버 시사점' 부분과 내용과 문맥이 거의 같았다.

    도의회 측은 "해외 출장 때 일정을 빡빡하게 잡고 기관과 현장방문 등 계획된 곳을 모두 방문했다"며 "보고서는 전문위원실에서 작성하는데 주의를 주고 다시 작성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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