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23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3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KT 황창규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 의장석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KT제공)
'황창규 회장 퇴진'을 요구하는 KT 새노조의 반발 속에서 KT 주주총회가, 이사회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 등의 안건을 원안대로 모두 의결하며 40여분 만에 끝났다.
23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3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제36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배당금은 전년 대비 200원 증가한 주당 1000원으로 확정됐다.
정관 일부 변경에 따라 3개 목적사업이 추가됐다. 스마트에너지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전기안전관리 대행업과 종합건설업, 그리고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문디자인업을 목적사업에 포함시켰다.
기업 지배구조도 개편됐다. 기존 CEO추천위원회에 집중돼 있던 권한을 지배구조위원회, 회장후보심사위원회(CEO추천위원회에서 명칭 변경) 및 이사회로 분산해 '회장후보 심사대상자 선정→심사→ 회장후보 확정'의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또한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회장후보군을 조사 및 구성하도록 했으며, 사외이사에 대한 자격요건을 명시했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는 2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참여정부 시절 인사인 이강철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2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이사 보수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65억원으로 확정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장석권, 임일 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사 보수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65억원으로 확정됐다.
KT 황창규 회장은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세계 최초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인데 이어 내년 3월 5G 서비스 상용화를 완벽하게 이뤄내겠다"면서 "5G뿐 아니라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글로벌 플랫폼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총 시작 전부터 KT연구개발센터 앞에 모인 KT 새노동조합이 황 회장의 연임과 안건 반대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하면서 주총장은 상당히 소란스러웠다. 한 주주는 법인카드를 이용한 '상품권깡' 혐의를 지적하자 황 회장은 "수사 중인 사안이고, 주총과는 상관 없다"며 발언하면서 진땀을 빼기도 했다.
KT 지배구조 개편이 통과되자 새노조는 "이사회와 CEO의 유착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주총에서 사측과 한 판 대결도 불사하겠다"면서 더욱 격앙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재무제표 승인을 통해 확정된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은 내달 20일부터 지급할 예정이다.
KT 이사회는 "이번 정관변경은 회장 및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1년 동안 지배구조위원회를 중심으로 선진사례 벤치마킹,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바람직한 지배구조를 부단히 모색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완벽하지는 않아도 진일보한 것으로 세계 최고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의 찬성의견으로도 입증됐으며, 앞으로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들의 의견을 경청하며 더욱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